늙어 가다 (1259)
2025년 2월 28일 금요일 밤 10시 15분을 막 지났다. 오늘은 포근했다. 완전 봄 날씨였다. 오후에 인천에 다녀왔다. 5시 10분쯤에 김 원장을 보러 외출했다. 오후 2시 조금 넘어 김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 보자고 하는 전화였는데 그때는 확답을 주지 못했다. 다행히 인천에 다녀와도 시간이 될 것 같아서 6시에 보기로 했다. 5시가 넘어서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안쪽으로는 좀 여유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문 앞에 몰려 서서 비켜주지 않는다. 다음 역에서 내릴 사람들이라서 그런가? 비켜달라고 부탁해서 안 쪽으로 들어갔다.
몇 개 역을 지나니 사람들이 좀 빠져나갔다. 마곡역에서 내려 김 원장 학원으로 갔다. 5시 50분에 도착했는데 김 원장이 자리에 없었다. 10분쯤 기다리고 있자니 뭔가 사들고 김 원장이 나타났다. 내가 온다고 저녁거리를 준비해 온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 이전한 지 얼마 안 되어서 학원이 아직 모양을 다 갖추지는 못했다. 간판도 새로 해야 하고. 아무튼 상당히 자주 보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만나면 반갑다.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3시간이 지나갔다. 9시 15분쯤 일어나서 함께 마곡역으로 가서 헤어졌다. 김 원장은 송정역으로 가야 하고 나는 영등포구청역으로 가야 하고.
김 원장을 보면 부러운 것이 있다. 김 원장이 나보다 한 살 더 많지만, 마음은 나보다 몇 살이나 더 젊다. 은퇴 전에도 그랬지만, 은퇴 후에도 마찬가지로 나는 마음이 꽤 늙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육체적으로는 그냥 나이가 좀 든 아저씨라고 할 수 있지만, 마음은 이미 진작에 나이보다 훨씬 늙어 버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냥 그것도 천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원장은 천성이 나와 다르다. 그 나이에 의욕도 많고 모험심도 많은 편이다. 나는? 의욕도 모험심도 이미 다 사라져 버렸다. 김 원장을 자주 보기는 해도 그런 천성을 닮지는 못하고 있다. 부러워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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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확실히 헌재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윤 대통령 탄핵 재판부터 수많은 탄핵 재판이 대기 중이다. 어떻게 보면 나라의 운명은 헌재가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다. 야당 측도 여당 측도 헌재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것은 그대로 확정된다. 그냥 단 한 번의 재판으로 끝나버린다. 헌재가 좀 이상해 보이는 결정 또는 심지어 잘못된 결정을 한다고 해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누구라도 헌재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는 말을 감히 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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