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987)
2024년 5월 24일 낮 3시 25분이 다 되었다. 낮에는 아무 약도 먹지 않아서 좋다. 아침과 저녁에는 약 때문에 시간 맞추어 식사를 해야 한다. 시간 맞추어 식사를 하면 규칙적이어서 좋기는 한데 생활하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 날이 적지 않다. 약만 먹는 것이 아니라 건강 기능 식품이라는 것도 먹게 된 지 좀 되었다. 유산균을 먹고 있는데 아침 공복에 먹으라고 한다. 냉장 보관해야 하고. 번거롭고 귀찮다. 홍삼도 매일 먹으라고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어찌어찌하다 보면 먹는 것을 잊고 만다. 무릎이 좋지 않다고 했더니 그것을 위한 건강 기능 식품도 챙겨 먹으라고 한다. 정령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나 원 참."
어떤 날은 잘 챙겨 먹다가 또 어떤 날은 잊고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의사가 '오메가 3'을 먹으라고 해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 오늘 어떤 뉴스에 보니 심장병과 뇌출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먹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그 뉴스를 안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보고 나니 마음이 불편하다. 하기야 커피도 뭐에 좋다고 하기도 하고 또 뭐에는 나쁘다고 하지 않던가? 다 기억하지도 못하겠다. 심장 질환에는 커피가 나쁘지 않다고 하지 않았었나? 모르겠다. 그런 것 다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 죽을 운명이라면 그런 것을 먹던 안 먹던 죽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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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인명재천(人命在天) 아니겠는가? 이래 죽을지 저래 죽을지 또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런저런 사건과 사고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면서 하늘이 정한 운명을 피해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너무 운명론자 같은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운명이 원래부터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렇게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내게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주어진 운명을 바꾼 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살도록 되어 있는 것이 내 운명일 것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이다.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염원(念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 누구나 살다 보면 뭔가 기대하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것이 내 운명의 스케줄 속에 있는 것인지 있지 않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욕심에 뭔가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있다. 그렇게 뭔가를 염원할 때가 있다. 하지만 바라는 대로 안 되어도 어쩔 수 없다. 내 운명에는 그것이 없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이 있을 수 있겠는가? 세상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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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죽어야 끝날까? 군사력이 없으면 전쟁에 질 수밖에 없다. 더 큰 전쟁이 일어날지도 몰라 미국은 개입을 최소로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전쟁은 길어지고 군인만이 아니라 민간인도 점점 더 많이 죽게 된다. 대만-중국 전쟁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할 것이라고 한다. 정말 그렇게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지만 대만도 중국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또 남북한 전쟁 가능성도 있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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