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801)
2023년 10월 28일 오후 9시 35분이 다 되었다. 오늘 오랜만에 양 사장, 김 원장, 길 선생을 만났다. 5개월 만이다. 종로 3가에서 만났다. 코로나 이전에 자주 가던 횟집이 폐업하는 바람에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했다. 양 사장이 발품을 팔아 새로운 장소를 찾아내었다. 하지만 이전의 횟집처럼 정해 놓고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아니다. 4시 30분경에 문래역에서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나는 꿋꿋하게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호흡기가 좋지 않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모임 장소로 가는 루트를 미리 확인했다. 을지로 3가 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고 한다. 2번 출구로 나가 청계천을 지나 모임 장소를 찾아서 갔다. 종로에 도착하니 어떤 보수 정당이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한 사람도 없는 미니 정당으로 알고 있다. 길 한쪽에 그 정당에서 동원한 버스가 여러 대 늘어서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모임 장소를 찾고 있는데 김 원장 톡이 왔다. 장소를 못 찾고 있다고 하니, 양 사장이 바로 전화를 했다. 이전의 횟집에 나가 있을 테니 그곳으로 오라고 한다. 지도를 미리 보고 왔는데도 못 찾았다.
이전의 횟집 앞에서 양 사장이 나와 있었다. 모임 장소가 바로 그 옆이다. 양 사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 사장이 와인이 어떠냐고 한다. 내가 말렸다. 굳이 비싼 와인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그 사이에 길 선생이 도착했다. 모임 장소를 어렵지 않게 찾았다고 한다. 김 원장도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이런 불고기집은 처음이다. 생각해 보니 아주 옛날에는 회식한다고 하면 무조건 불고기집이었는데. 세상이 많이 변하기는 했다. 양 사장과 김 원장이 상의해서 메뉴를 골랐다. 두 사람이 나름 미식가이기도 하고 전문가이기도 해서.
나와 길 선생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한우 불고기와 낙지볶음, 그리고 소주 2병과 맥주 2병을 주문했다. 8인용 좌석에 4명이 앉았다. 넓어서 편하기는 했지만, 바로 뒷 좌석에서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넘어왔다. 무슨 내용인지는 몰라도 몹시 시끄러웠다. 식당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이야기해도 되는지. 다른 좌석의 손님들은 조용히 식사하고 있던데. 시끄러워도 시끄럽다고 감히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고. 공중도덕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식당에서는 조용히 식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 민폐 끼치지 말고.
5시 반에 모여 7시 조금 넘어서 일어났다. 양 사장이 오늘의 호스트. 덕분에 식사를 잘했다. 나도 5개월 만에 맥주 1병 정도를 마셨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술 마실 일은 없다. 근처 커피집으로 이동했다. 식당보다 훨씬 조용했다.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했다. 길 선생이 은퇴 후에 집안 살림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것을 흥미 있게 들었다. 길 선생이 준비하는 아침 식단도 이야기해 주었다. 병아리 콩이 좋다고 한다. 김 원장의 아침 식단도 전해 들었다. 표고버섯이 좋다고 한다. 양 사장과 길 선생이 은행을 어떻게 먹는지도 이야기해 주었다.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다음 모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동안 내가 병원 생활을 하느라, 길 선생은 치료받느라, 김 원장은 코로나에서 회복하느라 오랫동안 못 보았지만, 다시 분기에 한번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했다. 앞으로는 두 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모이기로 했다. 남산 코스, 인왕산 코스 등. 두 시간 정도 걷고 저녁 식사하는 것으로 정했다. 서로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단톡에 올리기로 했다. 다음 모임은 12월 중순으로 정했다. 양 사장과 김 원장이 날짜를 조율해서 알려주기로 했다. 8시 반쯤 커피집에서 일어났다. 종로 3가는 늦은 시간인데도 길에 가다가 부딪칠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805) (0) | 2023.11.03 |
---|---|
늙어 가다 (803) (0) | 2023.10.31 |
늙어 가다 (800) (0) | 2023.10.27 |
늙어 가다 (799) (0) | 2023.10.25 |
늙어 가다 (798) (0) | 2023.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