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F. 스콧 피츠제럴드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공보경 역, 노블 마인 출판)
내가 가진 책은 2009년 판이다. 아마도 그 무렵에 샀을 것이다. 그 당시 이미 한 번 봤었다. 유명한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단편 소설을 만화로 그린 것이기는 하지만, 그 단편 소설도 실려 있다. 영어 원문과 번역문이 함께. 만화는 소설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벤자민 버튼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다. 그 사람의 시간이 별나게 거꾸로 간다는 것이다. 일흔 살 노인으로 출생해서 영아로 사망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단편 소설이다. 장편 소설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현실성은 없는 이야기이다.
노인으로 태어날 수도 없지만, 노인으로 태어나서 점점 젊어질 수도 없다. 겉모습만 젊어지고 어려지는 것이 아니라 의식도 젊어지고 어려진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겠는가? 재미있는 발상이기는 하지만. 영어 제목을 보니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이다. 그것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고 번역했다. 훌륭한 번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벤자민 버튼이라는 소설가가 쓴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사실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를 쓴 소설가이다. 그런 소설가가 쓴 작품이니 나름대로 사연은 있을 것이다.
책 말미에 붙은 작품 해설을 보니 '우리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맨 처음에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에 영감을 받아서 집필했다고 한다. 내게는 그저 평범한 말로 보인다. 아이로 이 세상에 태어난 때는 최고의 순간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저세상으로 가야 하는 때는 최악의 순간이 아닌가? 지극히 자연적이고 당연한 과정이다. 그런데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 말을 듣고 인생살이를 뒤집어 볼 생각을 했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벤자민 버튼은 행복했을까? 어쩐지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나를 부르는 숲 (0) | 2023.12.02 |
---|---|
(책) 사진 기록 - 일제의 침략(한국, 중국) (0) | 2023.06.27 |
(만화) 라인하르트 클라이스트 - 하바나 쿠바 여행기 (0) | 2023.06.16 |
(책) 100년 한국 (0) | 2023.06.13 |
(책) 이상한 생물 이야기 (0) | 2023.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