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438)
2022년 7월 3일 새벽 0시 20분이 되었다. 장맛비가 그쳤다. 이제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것 같다. 여름이 무사히 그리고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왜 해마다 더 더워지는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매년 여름마다 힘들게 보냈을 텐데, 새로운 여름이 되면 더 힘든 것 같다. 이전에 이미 충분히 경험했는데도 불구하고. 기분 탓인지 아니면 몸이 약해진 탓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여름이 되면 언제나 더위로 지치게 된다.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위 때문에도 거의 외출을 하지 않는다.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는 방법은 그냥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960~70년대의 초중고 시절에는 학교에 선풍기가 없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선풍기는 물론이고 에어컨이 설치된 학교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시절에는 그 무더위를 어떻게 견디었을까? 무더위를 별로 의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덥다고 말하기는 했겠지만, 그렇다고 더 나아지는 것도 없으니 아마 부채질하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더위를 어떻게 견딜까 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선풍기를 경험하게 되고, 에어컨을 경험하게 되면서 오히려 더위 걱정을 더 하게 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부채도 보기 힘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둥글게 만든 부채가 상당히 흔했다고 생각한다. 굳이 돈 주고 사지 않아도 기념품이나 판촉물로 여기저기서 쉽게 받을 수 있어서 집에도 몇 개 정도는 있었던 같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부채를 보기 힘든 것 같다. 내게 쥘부채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사용한 적은 없다. 선풍기도 흔하고 에어컨도 흔하고, 휴대용 선풍기도 있는 세상이니 굳이 부채를 가질 필요도, 게다가 거리를 다니면서 힘들게 부채질을 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어느새 그렇게 세상이 변해 버리고 말았다.
벌써부터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블랙아웃이 올까 봐 걱정된다. 해마다 뉴스에서 블랙아웃을 염려했던 것 같다. 올해는 괜찮을까? 전력 예비율이 떨어져서 공장도 돌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여름이 지나가기 전까지는 전력 사용량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이미 에어컨에 적응해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렇게 너도 나도 에어컨을 사용하다 보면 정말로 블랙아웃이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블랙아웃이 오기 전까지는 에어컨 사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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