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436)
2022년 7월 1일 새벽 0시 30분이다.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이제 2022년 하반기로 들어서고 있다. 어제도 비가 좀 왔다. 오늘도 장맛비가 계속된다고 한다. 비 피해가 없어야 하는데. 어제는 종일 몸이 찌뿌듯했다. 아직까지도 그런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몸이 그렇다 보니 기분도 가라앉았고 식욕도 없어졌다. 배도 고프지 않고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없다. 그래도 하루 종일 안 먹고 있을 수는 없어서 메밀국수를 찾아 먹었다.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상하게도 별 맛이 없다. 덥고 습한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더위를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습기 때문에 방바닥이 끈적거리는 것 같다. 기분 탓인지 실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에어컨을 틀어 방의 온도를 좀 낮추었다. 전기료가 오른다고 하는데 얼마나 오를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력이 충분한지 모르겠다. 일본은 현재 100년 만의 폭염이라고 하는 것 같다. 전력 사용률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전기를 켠 채로 그냥 두지 말라고 한다. 장맛비가 그치면 우리도 폭염이 시작된다고 하는 것 같다. 설마 우리나라도 전력이 부족해서 에어컨도 제때 켜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작년 여름에도 에어컨을 꺼달라는 방송이 자주 나왔었는데.
생각해 보면 옛날에는 에어컨 없이도 잘만 살았다. 선풍기만 가지고도 무더운 여름을 날 수 있었다. 선풍기가 없었던 시절도 있었고. 1997년에 처음으로 에어컨을 장만했다. 그 당시에는 한 달치 월급을 주어야 살 수 있었다. 그래서 할부로 구매했었다. 전기 소모도 많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성능이 더 좋은 에어컨을 더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1992년 9월에 대학에 취직했는데, 그때는 연구실과 강의실에 선풍기만 있었다. 그러다가 중앙 냉난방 시스템이 들어왔다. 한 여름에도 24도 묶어 놨지만 그 정도로도 사실 충분히 냉방이 되었다.
이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좋은 시절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서른이 넘도록 선풍기도 없던 시절과 선풍기만으로 버티던 시절을 겪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을 어떻게 보낼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때는 내 또래의 대부분이 그런 시절을 겪었을 것이다. 나만 특별하게 그런 시절을 겪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 거의 대부분이 에어컨이 있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에어컨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간사하기 이를 데 없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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