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475)

지족재 2022. 8. 9. 02:13

늙어 가다 (475)

 

2022년 8월 9일 새벽 1시 20분이다. 피곤하기는 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진작에 자려고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고 쓸데없는 생각에 빠지기만 했다. 결국 다시 일어나 앉았다. 커피 탓일까? 어제 아침 일찍 한 잔 마셨고, 그리고 오후에 디카페인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그러니 커피 탓인 것 같지는 않다.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뭔가 육체적으로 힘을 쓰는 일을 했다면 피곤해서 잠이 잘 왔을 것 같은데. 육체적으로는 한 것이 없고, 그저 앉아서 이런 것 저런 것 보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을 뿐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완전히 잠을 놓쳤다. 하다 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확대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핵폭탄을 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미국도 러시아를 향해 핵폭탄을 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러시아를 편들면서 미국을 향해 핵폭탄을 쏘지 않을까? 그러면 미국도 중국을 향해 핵폭탄을 쏠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을 편들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편들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편들 것이다. 그렇게 여러 나라가 핵폭탄을 쏘아대면 지구가 동강 나지 않을까? 세상에. 진정 쓸데없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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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 비가 상당히 많이 왔다. 그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80년 만의 폭우라고 한다. 서울 강남의 어느 도로는 물바다가 되었다. 몇몇 지천(支川)의 물도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뉴스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지하철도 침수되었다. 지하철이 못 움직이니 버스를 타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 버스 타기도 어렵다. 그러니 퇴근길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지경이 되기 전에 회사에서 알아서 일찍 퇴근시켜줄 일이지. 오늘도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재택근무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굳이 출근시켜서 난리를 겪게 하지 말고. 

  

지금은 비가 그쳤다. 하지만 예보 상으로는 오늘도 비가 계속 온다고 한다. 어제 오후에 졸업생 두 사람을 만났다. 예보 상으로는 비가 좀 그쳐야 할 시간인 것 같아서 그것만 믿고 만나자고 했는데 완전히 낭패였다. 달리 만날 날을 정하기도 어려워 내친김에 만나기로 했던 것인데. 근처 카페까지 가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 아무튼 예정대로 잘 만나서 즐겁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는 했다. 하지만 헤어지는 시간에도 비가 많이 와서 내심 후회가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모두 잘 귀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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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영어책 한 문단 해석한다고 몇 시간을 고생했다. 이렇게 어려운 책이었나? 특이한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전에서 'to set the scene'을 찾았더니 '분위기를 조성하다'라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 놓고 봐도 어색하다. 앞뒤 문장을 보아 그 뜻을 짐작해 보았지만, 그 짐작이 맞는지 확신하기가 어렵다. 'The set of relationships'도 나를 힘들게 했다. 여기서 set가 '집합'일까? 하지만 뒤의 문장을 보면 절대로 '집합'이 아니다. 꼭 봐야 하는 책도 아니다. 왜 이 책을 꺼내서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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