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473)

지족재 2022. 8. 7. 08:51

늙어 가다 (473)

 

2022년 8월 7일 아침 8시 50분이 다 되었다. 뉴스를 보는데 두통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게다가 제목도 큼지막하게 "참을 수 없는 ‘벼락 두통’은 적신호… 곧장 병원 가야"라고 해 놨으니, 나보고 꼭 읽어보라고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두통을 유전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해 본 적은 없다. 평생 두통을 달고 사신 아버지도 94살에 돌아가실 때까지 두통이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노상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기는 했지만. 그래서 나도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사에 나와 있는 대로 자가진단을 해 보았다.

 

첫째, 두통이 일어날 때 심하다고 느끼는가? 때때로 그렇다. 편두통이 오면 좀 심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이 있어 그럴 조짐이 보이면 바로 약을 먹는다. 약을 안 먹고 버틸 수는 없다. 또 약을 먹었기 때문에 두통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있다. 아무튼 3단계에 해당하니 10점이다. 둘째, 두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가? 그럴 리가 있겠는가? 두통은 두통이고 일상생활은 일상생활 아닌가? 두통이 있어도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한다. 편두통이 심할 때도 시간 맞추어 약 먹으면서 일상생활을 잘하고 있다. 두통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1단계에 해당하니 6점이다.

 

셋째, 두통이 있을 때 누워 쉬고 싶을 때가 있는가? 당연히 그럴 때가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누워서 쉴 형편이 안되면 그냥 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때때로 그렇다고 보면 3단계에 해당하니 10점이다. 넷째, 최근 4주 동안에 두통 때문에 일 또는 일상생활을 못할 만큼 피곤한 정도는? 최근 4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두통 때문에 일 또는 일상생활을 못한 적은 없다. 두통이 심하면 피곤하다고 느끼기는 한다. 그러니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 또는 일상생활을 못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결코 없다. 이 질문에는 답하기가 좀 애매하다. 그냥 '드물게 그렇다' 정도로 보면 2단계라고 할 수 있고, 8점이다.

 

다섯째, 최근 4주 동안에 두통 때문에 짜증이나 신경질이 난 정도는? 그런 적이 없다. 최근 4주가 아니더라도 두통 때문에 짜증과 신경질을 내지는 않는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그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잘 지내고 있다. 아버지처럼 저 세상으로 갈 때까지 두통을 달고 갈 것이다. 짜증이나 신경질을 낼 일이 아니다. 1단계로 봐야 하니 6점이다. 여섯째, 최근 4주 동안에 두통 때문에 일 또는 일상생활에 집중하기 힘든 정도는? 그런 적이 없다. 두통 때문에 일 또는 일생생활이 힘들지는 않다. 두통 때문에 못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1단계로 봐야 하니 6점이다

 

점수를 다 더해보니 46점이다. 기사에 따르면 아직은 의사와 상담할 필요는 없겠다. 30이 되기 전의 나이에 편두통이 심해서 병원에 간 적이 있었다. 오래전이라 다 잊었지만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초콜릿, 치즈, 커피를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편두통을 유발한다고. 그런데 아버지는 평상시 초콜릿, 치즈, 커피를 즐기지 않으셨다. 치즈라는 것은 알지도 못하셨다. 그런데도 심한 편두통이 있었다. 나는 초콜릿, 치즈, 커피를 다 좋아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먹고 마셨는지 모를 정도이다. 그러니 그것 때문에 편두통이 온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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