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316)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밤 10시 35분이 다 되었다. 오전에는 그냥 쉬었다. 주중에 운전하느라 쌓인 피로도 풀 겸. 늦게 일어났다. 식욕이 별로여서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은 아주 간단히 먹었다. 어차피 저녁 식사 약속이 있기도 하고. 김 원장, 양 사장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후 4시 40분쯤에 당산동 집을 출발했다. 날이 좋았다. 바람이 불었지만 시원했다.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늘 보이던 홍루이젠이 안 보인다. 요 며칠 사이에 폐업한 것 같다. 그 옆 가게도 메가 커피로 바뀌었다. 장사가 안 되었나 보다. 영등포구청역까지 걸었다. 가는 길에 샤부샤부 파는 가게가 있는데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형 음식점은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은데 작은 가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커피집들도 이제 전부 저가 커피집으로 바뀔지 모르겠다. 근처에 내가 아는 메가 커피만 이미 3개가 있는데 이제 4개째 생겼다. 길마다 커피집들만 잔뜩 생길 모양이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노약자 표시가 있는 곳에 가서 섰다. 요즘에는 그 표시를 보고 서 있게 된다. 방화행 지하철에는 사람이 꽤 있었고 앉아갈 자리도 없었다. 역 몇 개를 지나니 자리가 났다. 자리를 놔두고 그냥 서 있기도 멋쩍어서 자리에 앉았다. 배낭을 메고 있어서 그냥 서서 갈까 하다가. 마곡역에서 내려 1번 출구를 나가는데 김 원장의 전화가 왔다. 어디쯤이냐고.
전화를 끊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양 사장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뒤돌아보았더니 바로 양 사장이었다. 지하철에서 내가 내리는 것을 보고 뒤쫓아 왔다고 한다. 학원에 도착하니 김 원장이 아직 오지 않았다. 하지만 5분도 안 되어 김 원장이 왔다. 김 원장이 오늘 오전에 바쁜 일정이 있었는데도 저녁 식사 준비를 했다. 양 사장이 야채와 과일을 준비해 왔고. 분업이 자리를 잡았다. 길 선생은 부르지 못했다. 일정이 촉박하게 잡혀서. 길 선생이 멀리 살아서 자주 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다음 주에 볼 수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교황이 돌아가신 이야기도 하고 정치 이야기도 하고.
정치적인 견해가 비슷해서 다행이다.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면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데. 아무튼 요즘 마뜩잖은 정치인 몇 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는 눈이 비슷하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김 원장 근황 이야기를 했다. 김 원장이 간병 보험을 들까 생각 중이라고 한다. 요즘 양평의 전원주택 값이 많이 내려갔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를 벌써 몇 번 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전원주택의 안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양 사장도 나를 거들었다. 김 원장은 아직도 감상적이다. 하지만 70 넘은 노인네가 전원주택을 관리하면서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식구가 많으면 모를까.
김 원장과 이야기하다 보면 본인의 나이가 70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인티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로 보면 노인인데. 그래서 나와 양 사장은 김 원장이 나이가 70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준다. 나이가 70이니 의욕도 좋지만 너무 의욕에 차 있으면 안 되고 현실적인 상황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9시가 되어 일어섰다. 김 원장이 마곡역까지 배웅해 주었다. 양 사장과 함께 마천행 지하철을 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영등포구청역에서 내렸다. 양 사장은 동대문 구청역에서 환승해야 하고. 아무튼 오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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