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툇마루 만찬(하루카 카와치 저, 김유리 역, 삼영출판사)
내가 가진 것은 2012년에 발행된 초판 1쇄이다. 그때쯤 이 만화를 샀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이 만화를 왜 샀을까? 그냥 '툇마루 만찬'이라는 제목에 혹해서 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음식 관련 만화이니까. '툇마루'라는 것을 아주 오래전에 본 적이 있기는 하다. 그런 툇마루에서 만찬이라니. 뭔가 서정적인 모습을 기대하면서 이 만화를 샀을 것이다. 샀던 당시에 한 번 보고는 10년 만에 다시 보았다. 내가 기대한 것만큼의 서정적인 모습은 없다. 서정적인 모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 취향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취향과 맞지 않는 것이 또 있다. 그림이 세밀한 것도 아니고 건성건성 그린 것도 아니다. 특징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 뭔가 있기는 있다. 하지만 내게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그림체이다. 등장인물이라고 해 봐야 고작 4명이다. 할머니가 물려준 툇마루가 있는 주택에서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주인공 키이치. 매우 긍정적으로 사는 것 같다. 키이치의 누나인 후미코와 키이치의 친구. 그냥 백수로 키이치 집에 빌붙어 사는 것 같다. 그리고 고양이를 찾으러 다니다가 키이치와 후미코의 도움을 받는 여자애 히카루. 나중에 고양이를 찾기는 한다.
만화 제목에서 만찬이라고 했으나 만찬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음식을 취급하지는 않는다. 물론 매회 음식이 빠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음식이라는 것이 그냥 있는 것을 주워 모아 그때그때 만들어내는 수준이다. 딱히 요리라고 이름 붙이기도 어렵고. 툇마루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툇마루가 강조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무슨 의미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하기야 툇마루라는 것이 4명이 둘러앉을 수도 없는 좁디좁은 마루가 아닌가? 그래도 그 툇마루를 중심으로 4명이 의미 있는 음식 먹방이라도 하는 모습이면 더 좋았을 텐데. 뭐가 좀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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