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61)

지족재 2024. 4. 26. 17:42

늙어 가다 (961)

 

2024년 4월 26일 오후 4시 55분이 다되었다. 새벽에 한국 축구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분노하지 않았을까? 인도네시아는 이길 자격이 있었다. 승부차기로 졌으니 운수가 나빴을 뿐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인도네시아에 진 것이 차라리 잘 되었다. 인도네시아를 승부차기로 이겨서 겨우 4강에 간다고 해도 결승에 올라가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팀에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 감독과 선수뿐만이 아니라 선수 선발과 감독 선정에도 꽤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최근의 한국 축구팀은 실망만 주고 있다. 

 

기왕이 이렇게 되었으니 인도네시아가 좀 더 분발해서 준결승에서도 이겼으면 좋겠다. 결승에 진출해서 우승하면 더 좋고.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이긴 것이 행운이라면 행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행운은 동전 던지기 같은 확률 게임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실력이 뒷받침되는 행운이다. 한국은 실력이 부족했다. 퇴장당한 것도 실력이 부족해서 퇴장당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고 나서 이런저런 말을 한들 모두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한국 코치진은 구차한 변명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팬들의 질타를 받고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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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널리 사용하는 라인은 한국의 카톡 같은 것이라고 한다. 라인은 한국의 네이버가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 네이버의 운영권을 정치적으로 뺐으려고 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분을 일본 회사인 소프트방크에 팔고 일본을 떠나라고 하는 것 같다. 뭐라고 이유를 대고 있기는 하지만, 합당한 이유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의 정치권이라면 능히 그런 짓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가 만약 미국 회사였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닐까? 일본 정치권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일본의 정치권과 우익들은 대한민국을 멸시 천대하고 있다. 아마 적지 않은 일본 국민들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고상한 척 우아한 척하면서 일본이 훌륭하고 대단한 나라인 것처럼 갖은 포장을 하고 있다. 사실 모든 분야에서 일본의 용의주도함, 치밀함, 정확함, 그리고 우수함은 감탄을 불러올 정도이다. 그런데 때때로 일본은 그것을 무기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치졸함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선진국이라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지만, 아직도 그 속에는 소인배나 다름없는 쇼비니즘이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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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입은 손해를 정부가 떠안자는 뉴스를 보았다. 전세 사기를 당한 사람의 안타까운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기댈 곳이 없으니 정부가 손해를 떠안으라는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무슨 돈으로 그 손해를 떠안을 수 있을까? 계산하는 사람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 돈은 세금으로 충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자들에게 그만큼 세금을 더 내라고 할 것인가? 부자들 이외에 유리 봉투를 가진 월급 생활자들도 세금을 더 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대기업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전세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손해를 정부가 떠안는다고 하자. 그러면 그것으로 끝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세 사기만이 아니라 각종 사기를 당한 사람들도 모두 그런 주장을 할 것이다. 다단계가 되었든 아니면 보이스 피싱이 되었든. 모든 손해를 정부가 떠안으라고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왜 전세 사기 당한 사람은 구제해 주고 보이스 피싱 당한 사람은 구제해 주지 않는가? 형평에 어긋나고 공정하지 않은 처사이다. 주식 투자가 되었든 아니면 코인 투자가 되었든 손해를 본 사람들도 모두 사기당했다면서 정부가 손해를 떠안으라고 하지 않을까?

 

나는 전세 사기를 당한 적이 없고 주식 투자를 한 적도 없고 코인 투자를 한 적도 없다. 다단계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보이스 피싱도 아직까지는 당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런 각종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심정을 100%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들이 정부가 그 손해를 대신 떠안으라고 하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이 경각심 없이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어떤 손해를 보더라도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을 테니까. 이런 걱정이 그냥 기우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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