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56)

지족재 2024. 4. 21. 21:10

늙어 가다 (956)

 

2024년 4월 21일 저녁 8시 10분이 다 되었다.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다.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이런저런 것도 읽거나 보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잘 지내고 있다. 이런 생활에 불만이 없다. 은퇴하고 나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뭔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야 하지 않아서 좋기만 하다. 40년이 넘도록 월급 생활자로 잘 살아왔던 것처럼, 요즘은 연금 생활자로서 잘 살고 있다. 한창때의 월급만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연금 정도로도 두 식구가 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죽을 때까지 연금 수령에 큰 문제가 안 생기기를 바라고 있다. 공무원이 터무니없이 연금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들어서, 뉴스에서 연금 개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사실 공무원 연금 개혁이 필요해 보이기는 한다. 그렇다고 지금 수령하는 연금을 대폭 깎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 요즘에 새로 공무원이 되는 사람들이 은퇴 후에 받게 되는 연금은 지금과 비교해 볼 때 꽤 적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니 피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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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어떻게 흘러가든 나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왕이면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흘러가 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내가 바라는 방향이 옳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일이고.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우리나라가 망하지도 않을 것이다. 갑자기 북한이 쳐들어온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이 망할 수는 있겠지만. 다만 앞으로 어느 쪽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경제 상황이 더 좋아질지 아니면 나빠질지 나는 잘 모르겠다. 65세가 될 때까지는 월급으로, 은퇴하고 나서는 연금으로 그럭저럭 잘 살고 있어서 상재적으로 경기를 잘 체감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두가 다 그런 정도로만 살 수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닌가? 욕심이 더 생길까? 명품 옷이나 명품 가방을 걸치고 싶어 할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명품 옷도 명품 가방이 없다. 실물을 본 적도 없다. 가방 하나에 수백만 원이라는 것을 도저히 믿고 싶지 않다. 그런데 수천만 원짜리 가방도 있다고 하는 것 같다. 명품 손목시계를 가져 본 적도 없고 실물을 본 적도 없다. 수억 원짜리 손목시계도 있다고 하지만, 내게는 12000원짜리 손목시계가 편하다. 휴대폰도 갤럭시이기는 하지만 고사양 휴대폰도 아니다. 내게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게 재물 욕심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재물 욕심이 없는 사람이 있나? 명품 옷, 명품 가방, 명품 손목시계, 그리고 고사양 휴대폰이 생긴다면 나는 그것들을 모두 안 갖겠다고 마다할까? 그럴 리가 있나. 당연히 가질 것이다. 그리고 그날로 당장 팔아버리고 현금을 챙겨 해외여행이라도 갈 것이다. 명품 옷과 명품 가방을 걸치고, 명품 손목시계를 차고, 고사양 휴대폰을 들고 버스나 전철을 이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불안하고 불편해서 어떻게 다니겠는가? 그것들을 집안에 고이 모셔놔도 불안하고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얼른 팔아 치우는 수밖에.  

 

절대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재물 욕심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도 그런 욕심이 틀림없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참으면서 살고 있다. 앞으로도 잘 참으면서 살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주식에도 코인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갭투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투자에도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다기보다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투자할 돈도 없지만 사실 '주식', '채권', '코인', '투자'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물론 투자해서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을 보면 많이 부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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