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책) 회색곰 왑의 삶

지족재 2024. 4. 20. 20:11

(책) 회색곰 왑의 삶(어니스트 톰슨 시튼 저, 장석봉 역, 지호)

 

내가 가진 책은 2002년에 나온 한국어 번역판 초판 1쇄로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와 세트처럼 발행된 것이다. 제목이 '회색곰 왑의 삶'이라고 되어 있어 제목만 보면 회색곰 왑의 삶만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샌드힐의 수사슴', '회색곰 왑의 삶', '은여우 이야기'의 서로 다른 세 편이 실려 있다. 판권지에 보면 이들의 영어판은 원래 각각 1899, 1900, 1909년에 단행본으로 발행된 것이다. 한국어 번역판에서는 이 세 편을 합쳐 한 권으로 발행한 것이다. 각각 발행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적어서 그랬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보면 한국어 번역판 제목이 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샌드힐의 수사슴'에서는 수사슴이 주인공인지 아니면 수사슴을 쫓는 사냥꾼 얀이 주인공인지 헷갈린다. 수사슴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사슴을 쫓는 얀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얀이 주인공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동물기라고 해서 꼭 종물이 주인공일 필요는 없겠지만. 샌드힐의 수사슴을 사냥하기 위해 얀은 끈질기게 추적을 하고, 마침내는 사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얀은 결국 그 수사슴을 사냥하지 않는다. 사냥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어쩐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다른 두 편 '회색곰 왑의 삶'과 '은여우 이야기'에서는 각각 왑이라는 이름의 회색곰과 도미노라는 이름의 은여우가 주인공이다. 여기서 회색곰은 회색인 곰이 아니라 그리즐리곰(grizzly)을 말한다. 은여우(silver fox)도 아마 여우의 한 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어로 각각 'The biography of a Grizzly'와 ' The biography of a Silver fox'와 같이 biography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와 후자에서 각각 회색곰 왑과 은여우 도미노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왑은 조용히 죽어가는 것으로 그리고 있는 반면에 도미노는 무사히 사냥개의 추적을 피해 살아남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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