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만화) 그림자 없는 복수

지족재 2024. 4. 16. 16:49

(만화) 그림자 없는 복수(박광현, 부천만화정보센터)

 

내가 가진 책은 2003년에 부천만화정보센터에서 복각하여 발행한 것이다. 원작은 1958년에 발행되었다고 한다. 이 만화는 요즘의 만화처럼 각 면에 몇 개의 칸이 있고 그 안에 글이 있는 형식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대신 각 면에 2~3개의 삽화를 그려 넣고 글은 삽화를 제외한 지면에 따로 적었다. 마치 소설의 삽화처럼. 물론 삽화가 매우 많아서, 삽화가 어쩌다 들어간 소설을 읽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기는 하다. 이런 만화를 '삽화체 만화'라고 하는 것 같다. 박광현은 삽화체 만화가 1세대라고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요즘에는 이런 삽화체 만화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저자인 박광현의 서문에 보면, 그는 자신의 책을 '만화'라 하지 않고 '그림책'이라고 하고 있다. 왜 그런 표현을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저자가 미리 밝히지 않았다면, 일반 독자들은 이 만화의 구성에 감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만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저자가 언급한 대로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트 백작>에서 가져온 것이다. 일본에서 그것을 <암굴왕(巌窟王)>이라고 번역했었고, 그것을 1950년대 당시에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가져와 <암굴왕>이라고 했다고 한다(위키피디아, 한국어). 아무튼 <암굴왕>과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같은 책을 말한다. 

 

<몽테크리스트 백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만화의 기본 줄거리는 암굴(바위굴) 감옥에 갇힌 주인공이 원수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것이다. 다만 시대를 일제강점기로 완전히 바꾸고 있다. 주인공 서길용은 원수의 농간으로 감옥에 갇히지만, 감옥에서 만난 금강대사로부터 얻은 보물섬의 지도를 가지고 탈옥을 하게 된다. 그렇게 얻은 보물을 이용하여 치밀한 복수극을 짜고 결국은 복수를 완성하게 된다. 오늘날 누군가 이 만화를 요즘 스타일로 다시 그려주면 어떻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왜 제목을 <그림자 없는 복수>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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