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만화) 하늘의 매

지족재 2024. 4. 11. 16:59

(만화) 하늘의 매(다니구치 지로, 장지연 역, 미우)

 

내가 가진 책은 2016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초판이다. 일본에서는 2002년에 발행된 것을 되어 있다.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만 그린 것인지 아니면 글도 그가 쓴 것인지 나와 있지 않다. 판권지에는 다니구치 지로를 지은이라 하고 있으니, 그것만 보면 다니구치 지로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것 같다. 스토리 자체가 독특하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2명의 사무라이가 주인공이다. 그들은 전투에서 지고 고향에서 쫓겨나 미국에 오게 된 소마 히코사부로와 시오츠 만조는 1871년 와이오밍 준주의 빅혼산맥에서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만화에는 2명의 실제 인물이 등장한다. 인디언 추장인 '크레이지 호스'와 기병대 대장이었던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는 실제 인물이다. 하지만 이 만화에서 그들이 엮인 사건은 모두 허구로 보인다. 히코와 만조는 백인에게 납치되어 팔려갔다가 숲으로 도망쳐서 아이를 낳고 실신해 있던 인디언 여자 '러닝 디어'와 그녀의 딸을 구해 준다. 그 인연으로 히코와 만조우는 크레이즈 호스가 이끄는 인디언 부족인 크로우 족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히코는 러닝 디어의 딸에게 '사쿠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크로우 족의 인정을 받은 히코와 만조는 각각 '하늘의 매', '바람의 늑대'라는 인디언식 이름을 받는다. 

 

이 만화의 제목 '하늘의 매'는 바로 히코를 말한다. 만조도 히코만큼 비중이 있는 인물이니 제목을 '하늘의 매와 바람의 늑대'라고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 두 사람은 크로우 족의 일원이 되고 급기야 인디언 토벌로 악명이 높았던 커스터와도 일전을 벌이게 된다. 당시 백인들은 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열차 선로를 깔기 위해 그리고 금 채취를 위해 미국과 인디언 사이의 조약을 무시하고 인디언 거주 지역을 무단으로 침입했다.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인디언과 백인을 보호하기 위한 기병대의 싸움은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히코와 만조를 중심으로 한 인디언들과 커스터의 기병대 사이에 최후의 일전이 벌어지고 커스터는 무수히 만은 화살을 맞고 전사한다. 그러나 이 패전을 계기로 미국은 대대적인 공세를 벌이며 인디언을 토벌하게 된다. 이 공세를 견디지 못한 1877년 크레이지 호스는 투항하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향한다. 히코와 만조는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고 일단의 인디언 무리를 이끌고 캐나다로 향한다. 34년이 지난 후 워싱턴의 인디언 보호구역에 '사쿠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에게 일본인 사진작가가 그 이름의 유래를 묻고, 사쿠라가 그 유래를 말한다는 것으로 끝난다. 

 

여기서 일본인의 영웅담을 볼 수 있었다. <K>와 <신들의 봉우리>에서 볼 수 있던 그 영웅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K>와 <신들의 봉우리>는 글을 쓴 작가가 따로 있고 다니구치 지로는 그림만 그렸다. <하늘의 매>도 다른 사람이 글을 썼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확인은 하지 못했다. 일본인이니 일본인의 영웅담을 그리는 것은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만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 웹툰 작가가 많으니 언젠가는 이런 만화도 발행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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