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만화) 신들의 봉우리 1~5

지족재 2024. 4. 5. 17:37

(만화) 신들의 봉우리 1~5 (유메마쿠라 바쿠 글, 다니구치 지로 그림, 홍구희 역 애니북스)

 

내가 가진 책은 2009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초판 (1~3권)과 2010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초판(4~5권)이다. 글을 쓴 유메바쿠라 바쿠는 꽤 유명한 소설가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 소설가를 전혀 모른다. 순전히 다니구치 지로가 그렸다는 이유로 이 5권짜리 만화를 샀었다. 그동안 이 만화를 꽤 여러 번 봤고, 그때마다 잘 쓰고 잘 그렸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 제목을 <신들의 봉우리>라고 했을까? 궁금하다. 등산가이자 사진작가인 후카마치 마코토가 이 만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네팔에 숨어 사는 일본인 등산가 하부 조지의 이야기가 메인이기는 하지만.  

 

만화의 앞부분에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단체, 사건 등은 사실과 일절 관계없습니다."라는 글이 없다면 이 만화의 내용이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만화를 보면서 맬러리와 어빈의 이야기는 부분적으로나마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사진작가 후카마치는 네팔의 어느 가게에서 맬러리가 사용했을지도 모르는 구형 카메라를 사게 된다. 후카마치는 이 카메라가 어떻게 네팔의 가게에 있게 되었는지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그 카메라의 주인인 일본인 등산가 하부를 만나게 된다. 

 

하부는 히말라야 등산에서 자일 파트너였던 동료의 자일을 끊었을 것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외골수 등산가이다. 이 일로 하부는 일본을 떠나 네팔에서 비카르산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숨어 지낸다. 사실 자일은 하부와 자일 파트너가 모두 사망할 것을 걱정한 자일 파트너가 스스로 끊은 것이지만, 일본의 등산가들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 하부는 세르파인 앙 체링의 도움을 받으며 일본 원정대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원정대에서 일하며 오랫동안 에베레스트 등정을 계획해 왔다. 하부의 평생의 꿈은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동계에 무산소로 초등 하는 것이다.   

 

후카마치와 하부는 문제의 구형 카메라로 인해 서로 엮이게 된다. 그 카메라는 하부가 맬러리의 시신 곁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그 카메라에는 맬러리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확인해 줄지도 모르는 필름은 들어 있지 않다. 마침내 하부는 에베레스트 남서벽 동계 무산소 등정을 시작하고, 이 등정에 후카마치가 사진작가로 동반하게 된다. 도중에 후카마치가 실족하게 되지만 하부가 구해 준다. 후카마치는 하산하고 하부는 계속해서 등정을 한다. 하지만 하부와의 연락이 끊어지게 되고 맬러리와 어빈이 그랬던 것처럼 하부도 실종된다.  

 

세월이 좀 지나서 후카마치는 에베레스트 단독 등정에 나선다.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는 길에 맬러리의 시신과 그 옆에 앉은 채로 얼어붙은 하부의 시신을 보게 된다. 후카마치는 맬러리의 가방에서 필름을 찾게 된다. 일본으로 돌아와 필름을 현상해 보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맬러리가 찍혀 있었다. 픽션이 아니고 논픽션이었다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메마쿠라 바쿠가 <신들의 봉우리>를 만화로 만든다면 그림은 반드시 다니구치 지로가 맡아야 한다고 소망했었다고 한다. 다니구치 지로가 그의 그런 소망을 훌륭하게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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