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48)

지족재 2024. 4. 13. 20:29

늙어 가다 (948)

 

2024년 4월 13일 오후 7시 35분이 다 되었다.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다. 우리나라도 세계도 다 복잡하지만 내 생활은 복잡할 것이 없다. 게다가 생활을 점점 더 단순화해 가는 중이다. 몇십 년을 복잡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그동안 짐은 늘어나기만 했었고 연락처도 늘어나기만 했다. 지난 1년 사이에 짐을 좀 정리했다. 그러다가 실수로 없애지 말아야 할 짐까지도 정리해 버렸다. 한 동안은 마음이 아팠지만 이제 괜찮아졌다. 물론 가끔씩 생각나기는 한다. 몇 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사람들의 전화와 이메일 주소도 거의 대부분 지웠다. 

 

짐을 정리하는 일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다 정리하려면 앞으로도 몇 년은 더 걸릴 것 같다. 왜 그렇게 짐이 많은지 모르겠다. 하기야 40년 동안 모은 것이니 많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든다. 옷 가지 등은 진작에 goodwill인가 하는 곳으로 꽤 많이 넘겼다. 옷장에 보니 30대에 입었던 옷들이 있었다. 지금보다는 좀 날씬했던 시절에 입었던 옷들이다. 보관을 잘해서 그런가? 유행은 지났는지 모르지만, 전혀 헌 옷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유행 따라 옷을 입지는 않았기에 유행이 지났는지 안 지났는지 모르겠다. goodwill에 가서 새 주인을 만났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가서 샀던 기념품들도 결국은 정리해야 할 짐이 되고 말았다. 여행을 가더라도 다시는 기념품을 사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 기념품을 다시 보면 여행하던 당시의 기억이 새롭지만, 10년만 지나고 나면 그 기억도 사라지고 만다. 30년이 지나면 더 말할 것도 없고. 사용하지도 않을 그림엽서와 열쇠고리는 왜 그리 많이 샀었을까? 직소퍼즐도 꽤 여러 개 샀었고. 마그네틱은 또 왜 그렇게 많이 샀었을까? 냉장고에 어지럽게 붙어 있던 마그네틱도 다 정리되고 지금은 몇 개 남지도 않았다. 지금도 집구석 어딘가에는 아직도 그렇게 별생각 없이 샀다가 수년동안 방치한 기념품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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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보니 일본의 유명한 스모 선수였던 아케보노가 54세로 사망했다고 한다. 하와이 출신의 스모 선수로 요코즈나에 올랐던 인물이다. 외모로 보면 아케보노는 차모로 족으로 보인다. 사실 오래전부터 스모 선수는 단명한다는 말이 있었다. 나는 그 말을 생전의 P 선생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거의 30년 전에 그런 말을 들었다. 스모 선수로 장수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런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어쩌다 스모 선수를 보면서, 우리나라 씨름 선수들의 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 육중한 몸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스모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스모 팬이 있으니 스모가 번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육중한 몸끼리 부딪치는 스모에서 승패는 순식간에 끝나는 것 같다. 승패가 순식간에 결정되는 것이어서 좋아하는 것일까? 사실 나는 스모를 잘 모르고 스모에 별 관심도 없다. 어쩌다 스모를 보면서 왜 저런 경기가 만들어졌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다. 스모 선수들은 틈만 나면 먹고 자는 것을 반복하면서 살을 찌운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몸무게가 있어야 경기에서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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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은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을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 당선자 중 6명은 원래 새진보연합, 진보당, 시민회의 소속이다. 진보당의 지역구 당선자 1명과 새로운미래의 지역구 당선자 1명을 합치면 딱 20명이 된다. 그러니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 몇 명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민주당에서 꿔오면 된다. 옛날에도 그런 적이 있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민주당을 탈당해서 굳이 조국혁신당에 입당하지 않아도 된다. 민주당을 탈당해서 그냥 무소속으로 신분을 변경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 사람이 틀림없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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