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46)

지족재 2024. 4. 11. 16:13

늙어 가다 (946)

 

2024년 4월 11일 낮 3시 40분이 다 되었다. 굳이 밤새워 개표 방송을 볼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범야당이 192석, 그리고 여당이 108석을 얻었다. 조국혁신당은 제3당이 되었다. 출구조사에서 범야권이 200석을 넘길 수 있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정부와 여당이 얻은 것이라고는 거부권과 개헌 저지선이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여당에서 이탈하지 않는 표가 없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이제 대통령의 눈치를 볼 일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 소신이라고 하면서 당 방침에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여당이 108석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자진해서 하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almost dead duck이다. 그저 숨만 붙어 있는 오리일 뿐이다.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국무총리 이하 전 장관이 물러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런데 이런 판국에 누가 국무총리나 장관을 하려고 할까? 청문회에서 야당의 엄청난 공격을 견디어낼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야당의 편파적 공격을 감수하면서 잘해야 3년 남은 정부의 국무총리나 장관을 굳이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있을까? 

 

"대선이 3년 남았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라고 개혁신당의 대표가 말했다고 한다. 3수 끝에 초선 국회의원이 된 개혁신당의 젊은 대표가 한 말이다.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면 여당을 제외한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는 마음을 보인 것이 아닐까? 대통령이 자신을 광야로 내몰았으니 자신도 대통령을 광야로 내몰겠다는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대표처럼. 여당에서 9표만 이탈한다면 개헌이 가능하다. 그렇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3년 동안 정국은 야당이 마음먹은 대로 끌고 갈 것이다. 그들은 정권의 조기 종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면서. 

 

어찌 되었든 상당수의 국민은 야당을 선택했다. 그 국민은 야당이 끌고 가는 세상을 보고 싶어 한다. 여당을 선택한 국민은 어쩔 수 없이 그런 세상을 지켜보아야 한다. 민주주의 세계는 그런 다수결이 지배하는 세계가 아닌가? 그러니 이제 그 국민도 야당이 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야당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외칠 수는 있겠지만, 소수의 목소리로 묻히고 말 것이다. 선거는 끝났다. 야당은 이겼고 여당은 졌다. 이긴 자들은 승리를 즐길 권리가 있다. 이긴 자들의 환호작약이 보기 싫겠지만 패자는 유구무언이라고 하지 않던가. 

 

선거가 끝났으니 국회의원 당선자 중 몇몇 범죄 혐의자들의 사법 절차가 빨리 완료되었으면 좋겠다. 민주당의 당 대표와 조국혁신당의 당 대표 이외에도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당선자들이 있다. 설마 22대 국회 임기가 다 끝날 때까지 사법 절차를 미루지는 않겠지. 검찰과 경찰의 수사도 서둘렀으면 좋겠다. 죄가 있는 사람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죄가 없다면 죄가 없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하고. 그런데 벌을 피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다. 국회는 결코 범죄자들을 숨겨주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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