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43)

지족재 2024. 4. 8. 21:33

늙어 가다 (943)

 

2024년 4월 8일 저녁 8시 30분이 다 되었다. 요새 잠 주기가 달라졌다. 그렇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아침에 출근할 일도 없으니 잠 주기가 달라지면 어떤가? 오늘 새벽까지 전화번호를 정리했다. 핸드폰을 보니 저장된 전화번호가 꽤 많다. 그동안의 이런저런 인연으로 알게 된 사람들의 전화번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던 사람들의 전화번호도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 전화번호는 과감히 삭제했다. 그런데 아직도 남아 있는 전화번호가 꽤 많다. 좀 더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제 어떤 기준으로 정리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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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조국혁신당의 공약을 보았다. 대기업의 임금과 중소기업의 임금 사이에 차이가 많으니 그것을 줄이기 위해 대기업의 임금을 깎자고 한다. 그런 공약을 제시했다가 반응이 나쁘자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물러섰다. 아마 대기업에 다니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참 대단한 발상이다. 지금은 잠시 물러섰지만 국회에 가면 다시 그런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아무리 반발해도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은가? 그런 사람들이 지지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기업의 임금과 중소기업의 임금을 같은 수준으로 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중소기업의 임금을 대기업 수준으로 해준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현재의 대기업의 임금을 깎는 것 말고 다른 수가 있을까? 현재의 중소기업의 임금을 현재의 대기업 수준만큼 올릴 수가 있겠는가? 무슨 돈으로? 세금으로? 그 세금은 어디서 걷어야 하나? 대기업에서? 부자들에게? 아니면 담뱃세와 주세를 걷어서? 결국 대기업의 임금을 깎고 또 깎아서 중소기업의 임금과 맞추게 되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니 왜 대기업의 임금만 깎나? 의사와 변호사와 같은 고소득자들의 소득도 깎아야 되지 않나?  

 

그렇게 하다가 언젠가는 너도 나도 같은 임금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회연대임금제라는 것이 결국은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이 차별 없는 좋은 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혹시 아는가? 열심히 일한다고 월급이 더 많지도 않을 것이고, 대충 일한다고 월급이 더 적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열심히 일할 필요 없이 정해진 시간만큼만 대충 일해도 먹고사는데 별 지장이 없는 그런 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대충 일한다고 직장에서 쫓겨날까? 그런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 같다. 부당 해고로 소송 걸면 기업이 100% 질 것이다.  

 

그동안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정말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 같다. 게다가 '기본 소득'이라는 것도 있지 않던가? 기본소득당에서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한다고 했는지 기억에 없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든 결국은 세금이 그 재원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그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누굴까? 돈 잘 버는 대기업이? 그런데 대기업이 언제까지 돈을 잘 벌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임금도 적은데 굳이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애쓸 사람도 없을 것이고, 결국 대기업은 더 이상의 발전을 하지 못하고 퇴보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소문도 없이 퇴출될지도 모른다.   

 

부자들에게 상속세와 증여세를 더 거두는 방법도 있다. 현재도 최대 50~60%씩 떼어간다고 한다. 그렇게 떼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부자들의 재산도 대폭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한 3~4대 지나면 그들도 보통 사람들처럼 살게 될지 모른다. 세금을 내기 위해 부자들은 소유했던 기업의 주식을 팔아치워야 한다. 국가가 현금 대신 받은 주식으로 기업의 대주주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주식을 팔아치울지도 모르고. 그러다가 보면 알짜 기업은 결국 다른 나라로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부자들이 그렇게 되든 말든 보통 사람들은 걱정할 일이 없다. 정부가 기본 소득을 책임져 줄 테니. 

 

사실 우리나라가 절대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는 있다. 그냥 하도 괴이한 공약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소설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의 마음속에 '대기업 독재', '부자 독재'라는 슬로건이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임금이 높은 대기업 직원과 임금이 적은 중소기업 직원을 갈라치기하면 몰표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재원이야 어떻게 되든 표를 줄만한 사람들에게 너도 너도 똑같이 나눠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나는 이런 쓸데없는 비약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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