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36)

지족재 2024. 4. 1. 20:43

늙어 가다 (936)

 

2024년 4월 1일 저녁 8시 5분이 다 되었다. 오늘은 포근한 하루였다. 새벽부터 외출할 일이 있었다. 아침 7시만 되면 사방의 길이 모두 막히다 보니 길이 막히지 않는 시간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30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1시간 이상 걸려서 가는 것은 확실히 시간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그렇고 요즘 집 주위에도 벚꽃이 제법 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좋은 봄날을 잘 즐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골치 아픈 세상사를 다 잊고 꽃구경이라도 다녀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냥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잘 안 된다. 내가 언제부터 정치 고 관련자였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은퇴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이 없어져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까? 그 지겨운 정치판 이야기를 싫어하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웃기는 일이긴 하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걱정하는 것일까? 야당이 이긴다고 나라가 망할 것도 아니고 여당이 이긴다고 나라가 망할 것도 아니다. 야당과 여당 모두 서로 이기지 못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 이기든 정쟁이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야당이 이기면 정부와 여당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레임덕이 아니면 데드 덕이 될지도 모르겠다.  

 

야당이 진다고 하면 데드 덕이나 레임덕을 못 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야당이 아니다. 쓸 수 있는 수이던 아니면 쓸 수 없는 수이던 온갖 수를 끌어와서 정부와 여당을 가로막을 것이 뻔하다. 그렇게 아무 쓸데없는 정쟁으로 남은 3년을 허송 세월하게 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야당이 이기든 여당이 이기든 나라가 달라질 것은 전혀 없지 않겠는가? 의사들은 야당이 이기던 여당이 이기던 여전히 자기주장을 할 것이다. 그런데 야당이 이기던 여당이 이기던 정부가 의사 주장대로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국민은 그저 아프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여당에도 야당에도 기대하는 것이 별로 없다. 어차피 기대한다고 될 일도 아니니까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야당이 이긴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또 여당이 이긴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지 않은가? 국회의원 수를 줄이지도 않을 것이고 그들의 특권을 없애지도 않을 것이다. 혹시 연동형 비례제는 사라질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동네에 붙은 현수막을 보니 경제를 살리겠다는 후보가 있다. 과연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자신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여자 배구 경기나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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