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34)

지족재 2024. 3. 30. 21:56

늙어 가다 (934)

 

2024년 3월 30일 저녁 9시 10분이 다 되었다. <임꺽정 8>을 읽는다고 하루 해를 다 보냈다. 다음 주까지는 전 10권을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월~수, 그리고 토요일에 일정이 있기는 하지만 목~금이 온전히 비니까 가능할 것도 같다. 다 못 읽어도 상관은 없다. 그다음 주에 읽으면 되니까. 요즘에는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되니 편하기는 하다. 생각해 보니 은퇴 전에는 상당한 워크홀릭으로 살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100% 워크홀릭은 아니었고. 긴 방학을 이용하여 미국 출입도 자주 하기는 했다. 그래서 나를 팔자 좋은 여행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워크홀릭으로 살았다고 할 정도로 일에 매여 살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학기 중에는 거의 매일 무엇을 읽거나 뭔가를 쓰면서 살았다. 날짜라도 정해진 일인 경우에는 그 정해진 날짜를 넘기지 않기 위해, 또 때로는 정해진 날자보다 더 일찍 그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애쓰면서 살았다. 그래서 동이 트는 것을 거의 매일 보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해 두어야 긴 방학을 잘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기에 얻어지는 것이 많기는 했다. 그런 소득이 그동안 열심히 일에 매여 살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은퇴하고 보니 그렇게까지 일에 매여 살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 아닌가? 그 시간을 좀 쪼개 취미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난초에 계속 관심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으로 옮기고 나서 처음 몇 년은 난초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visiting scholar로 미국에서 1년 살다오면서 키우던 난초들을 다 죽이고 말았다. 돌봐줄 사람이 없다 보니. 결국 그렇게 난초와 멀어지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좀 아쉽다. 어쩌다 밖에서 난초라도 보게 되면 그런 생각이 더 든다. 

 

요즘에는 사회교육원과 같은 평생 교육 기관에서 여러 가지를 가르쳐 준다. 그림도 그중 하나이다. 그래서 요즘도 그림을 배우러 다녀볼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기는 한다.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림 그리는 것에 매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책도 봐야 하고 유튜브도 봐야 하고. 초중학교 다닐 때는 그림 그려서 상을 받은 적도 있었서 그림에 약간의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뒤로 50년 동안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 돌이켜 보니 아깝다. 그 50년 틈틈이에 그림을 배웠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총선이 끝나면 희한한 국회의원이 꽤 나올 것 같다. 일단 이런저런 문제로 재판 중인 후보가 많지 않은가? 1심과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다 보면 그중에는 임기를 다 채우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바람에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좌파 사회단체 등이 횡재했다는 생각이 든다. 횡재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후보로 보이지만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을 보면 내 눈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상한 것인지 세상이 이상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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