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32)

지족재 2024. 3. 28. 14:39

늙어 가다 (932)

 

2024년 3월 28일 낮 1시 40분이 되었다. 오전에 비가 약간 왔었지만 지금은 그쳤다. 중국 황사 때문에 흙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3일 내내 외출하고 운전해야 해서 좀 피곤했다. 오늘은 좀 쉬고 있다. 이제는 한두 시간 운전하는 것도 힘들다. 고약하게 운전하는 사람들과 언제 갑자기 뛰어들지 모르는 오토바이와 보행자들 사이를 곡예처럼 운전해야 한다. 어제 접촉 사고를 두 개나 보았다. 오목터널을 지나 목동 사거리 쪽으로 우회전하는 곳이 항상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이 접촉 사고로 길을 막고 있었다. 어느 한쪽이 양보했으면 안 일어났을 사고로 보인다. 

 

경인고속도로 하행선이 막혀서 어디선가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추돌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 차 한 대를 막 견인해 가고 있었다. 차가 많으니 사고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일반도로에서는 차 옆으로 다니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정차 시에 앞차와 일부로 간격을 두고 있는데 그 사이로 오토바이들이 줄줄이 빠져나간다. 배달이 급하다 보니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러다가 사고가 나면 모두가 다 손해가 아닐까? 차 옆으로 지나가는 자전거나 사람들이 있어도 신경이 쓰인다. 그중에 자해 공갈단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가끔 차에 부딪치는 자해 공갈단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아직 자해 공갈단을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노인 자해 공갈단에 20만 원을 고스란히 뜯긴 사람을 알고 있다. 누군가 작정하고 내 차 옆에 붙어서 그런 쇼를 한다면 나도 꼼짝없이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 보험 사기꾼들도 꽤 있다고 한다. 오래된 외제차를 몰고 다니면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를 찾아 일부러 들이받는다고 하던가. 골목길에서 불법 주차한 차들 때문에 중앙선을 넘어갈 수밖에 없는 그런 차들을 용케도 찾아서 일부로 사고를 내다니.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사기꾼들의 마수에 걸려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기 전에 운전을 그만두어야 하는데. 최근 들어 운전을 그만들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까지는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내 차로 다니는 것이 편안할 때가 있다 보니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에 75세까지는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마 그전에 운전을 그만두게 될 것 같기는 하다. 그러지 않아도 슬슬 운전을 줄이고 있기는 하다. 요즘 대중교통에도 익숙해지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은 일 년에 5000 km정도 운전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일 년에 1만 km 정도는 했던 것 같고. 

 

남는 게 시간이다 보니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전에는 눈여겨볼 생각도 하지 않던 거리 모습을 좀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건물도 유심히 보게 되었고 심지어 이런저런 간판까지도 유심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서울시내버스 기사들이 파업한다고 해서 유감이기는 하다. 나름대로 사연이 있으니 파업을 하는 것이겠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불편하다. 준공영화로 이전보다는 기사들의 급여가 꽤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사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나 보다. 

 

+++

 

선거 때가 되니 선심 공약이 또 등장했다. 일인당 25만 원씩 준다고 하고, 사립대 등록금도 반값으로 낮춘다고 하고. 아이 셋을 낳으면 그 아이 셋의 대학 등록금은 전부 무료로 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선거 끝날 때까지 선심 공약이 계속될 것 같다. 아무튼 돈 준다고 하면 싫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그러니 돈 준다는 사람에게 표를 줄지도 모르겠다. 옛날에는 막걸리와 고무신을 주었다고 하더니 요즘에는 아예 전 국민에게 돈을 주겠다고 한다. 사립대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든, 아이 셋을 낳으면 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하든 그 재원은 다 어디서 나올까? 결국 국내의 누군가에게 받아내야 하는 세금 아닌가?

 

그 세금은 누가 낼까? 부자가? 대기업이?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부자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 부자들은 꼼짝없이 세금을 더 내야 할 것 같다. 세금 내기 싫은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가 버리거나. 요즘 rich nomad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상속세와 증여세가 많지 않은 나라로 부자들이 가버린다고 한다. 중소기업 중에는 상속세 때문에 자식에게 공장을 물려주지 못하고 팔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대기업도 이런저런 세금을 꽤 많이 낸다고 한다. 이러다가 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본사를 아예 미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닐까? 글로벌 대기업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인천 촌구석이기는 하지만 내게는 집도 있고 8년 된 차가 있다. 연금도 받는다. 부자로 살아 본 적도 없고, 부자도 아니고, 부자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가난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중산층일까? 잘 모르겠다. 나 정도 사는 수준이면 중산층에 들어가는지. 연금에서 세금도 나가고 의료 보험료도 꽤 나간다. 하지만 의료 보험의 혜택을 보고 있으니 불만은 없다. 앞으로 세금과 의료 보험료를 얼마나 더 내게 될까? 국민 모두에게 25만 원씩 주고 사립대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고, 아이 셋 있는 집의 그 아이 셋의 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하려면 필히 나도 세금을 더 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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