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차 오키나와 여행 - 3일 차 (3) (2023년 2월 12일)

지족재 2023. 2. 18. 21:54

3차 오키나와 여행 - 3일 차 (3) (2023년 2월 12일)

 

메가돈키

 

2시 20분쯤에 '사계의 채'를 떠나 2시 35분쯤에 메가돈키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사게 판다고 해서 유명한 그 할인점이다. 정말 엄청나게 싸게 파는 곳인가 보다.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지난번 2차 여행에서도 들린 곳이다. 나는 무엇을 사야 할지 알지 못하니 특별히 살 것이 없다. C 선생이 사는 것을 보고 그냥 따라 사기로 했다. 한 바퀴 돌아보고 C 선생과 함께 일찍 나왔다. C 선생이 K(1) 선생에게 키를 받아와서 차 안에서 쉬었다. 다들 모처럼 오키나와에 왔으니 적당한 선물을 사가기는 해야 한다. 그것도 여행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동남식물낙원

 

3시 30분쯤에 메가돈키를 떠났다. 시골길을 달려 4시 45분쯤에 동남식물낙원에 도착했다. 가는 길로 봐서는 그런 장소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주차장이 꽤 넓은 것을 보니 제법 알려진 곳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시간에 오면 할인해 준다는 정보가 있었다고 하는데 몇 분 늦었다고 할인해 주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도 모르게 매표소 아래 그런 사항을 적어 놓았다고 한다. 옷에 스티커를 붙이고 입장을 했다. 촌스럽게 왜 그런 스티커를 붙이게 하는지 궁금했다. 여기저기의 장식 등에 불이 들어온 것을 보니, 정통 식물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식물낙원이라고 해서 오키나와의 여러 식물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곳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못을 지나가려는데 잉어들이 몰려들었다. 다른 곳에서도 본 풍경이다. 사람이 지나가면 먹이를 줄 것으로 생각해서 몰려든다.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먹이를 사서 던져 주었다. 잉어들에게는 위아래가 없다. 먹이를 보고 그냥 덤벼든다. 재빠른 녀석이 먼저 먹는다. 그런데 잉어 먹이를 탐내는 동물이 있다. 나는 이 흰색의 새가 뭔가 고상한 이름을 가진 새인 줄 알았다. 이런 시설에 그냥 오리라니. 

 

아무튼 탐욕스러운 오리가 먹이를 주는 사람을 쫓아다닌다. K(3) 선생이 쫓아내지 않았으면 아마 계속 따라왔을지도 모르겠다. 뭘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염소 우리에 가니 염소를 가둬 놨다. 밥 먹느라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닫혀 있는 곳이 많다. 별 감흥도 호기심도 없이 가다가 육지거북 우리에 도착했다. 일찍 왔으면 우리에 들어가도 된다던데 진작에 시간이 지났다. 담을 넘어 탈출하고 싶은 거북이가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보다가 나왔다. 거기서 일행으로부터 나는 잘 모르는 '슈퍼거북'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동화가 있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나와 식물원 쪽으로 갔다.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 이유를 알았다. 입장료를 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늦은 시간이라 확인하는 사람이 없다. 모기가 많은 것인지 벌레가 많은 것인지 무인으로 약을 팔고 있다. 不思議の園(wonder garden)이라는 멋진 곳이 있는가 싶어서 열심히 찾았다. 그런데 찾을 수가 없었다. 안내하는 대로 가다 보면 그곳이 쉽게 나와야 정상 아닌가? 손님이 그렇게 찾기 힘들게 해 놓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냥 장사꾼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행에게 장사꾼들이라고 툴툴거리고 있었는데, K(1) 선생이 2차 세계대전 때 총을 맞고도 여태껏 살아있는 나무가 있다고 한다. 아니. 그것이 不思議の園이 될 수가 없지 않은가? 不思議の木이라고 하면 몰라도. 그런데 사실 그 정도로 不思議の木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不思議라고 적혀 있어서 꽤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관람 시간이 6시까지여서 나올 수밖에 업었다. 슬슬 사기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료 할인도 안 되고, 웬만한 곳은 다 걸어 잠그고,  不思議の園은 찾을 수도 없고. 그냥 어린아이들 데리고 가는 유원지 같은 곳으로 보였다. 

 

동남식물낙원 - 입구는 그럴 듯했다
不思議の園은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