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차 오키나와 여행 - 3일 차 (2) (2023년 2월 12일)

지족재 2023. 2. 18. 17:25

3차 오키나와 여행 - 3일 차 (2) (2023년 2월 12일)

 

사계의 채(四季の彩)

 

하트 바위를 떠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사계의 채'에 들렀다. 9년 전에 한 번 온 집이다. 그때 기억이 좋아서 이번에 다시 가보자고 L(2) 선생에게 이야기했었다. 그때는 이 집을 한 번에 찾지 못했었다. 찾아 들어오기가 쉽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는데 한 번에 잘 찾아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그 모습이 그대로 있다. 그때도 분재가 있었고 시사가 있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입구에 누워 길을 안 비킨다. 그때도 고양이가 있었나? 기억에 없다. 사람이 지나가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많이 든 고양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사가 귀찮다는 듯이 누워 햇살을 받으면서 자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나를 건드리랴. 오랫동안 그런 식으로 살아온 팔자 좋은 고양이로 보였다. 길고양이라면 그런 겁 없는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 주인의 적극적인 비호 아래 살아온 고양이 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분재가 많은데, 나는 분재를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작품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굵은 철사줄로 꽁꽁 묶어서 모양을 만든다. 더 이상 자리지 못하도록 이런저런 수단도 사용한다. 고목처럼 보이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기기도 하고. 

  

사계의 채 - mountain view가 있다.

분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원래 그런 모양으로 자랐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먼저 온 한 팀이 있었다. 일본 아줌마들. 그전에 우리가 그 자리에 앉았었는데. 어쩐지 자리를 뺏긴 느낌이 들었다. 그 자리에 앉을 것을 생각하고 왔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다른 자리에 앉았다. 그 자리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앞 산이 보이는 자리는 아니다. 고개를 돌려야 앞 산이 보인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다. 무슨 세트이다. 아마 그때도 그렇게 먹지 않았을까? 차와 간단한 후식이 포함된 메뉴이다. 자리값과 경치값을 포함한 가격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ocean view가 아니라 mountain view가 있는 식당이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는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9년 전에 구석에 놓인 방명록을 본 적이 있다. 그때 한글이 있는 것을 보았다. 한국 사람들도 더러 오는 곳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나로서는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 자리였다. 사람들로 붐비지도 않고. 나는 세트 메뉴에 포함된 구아바 한잔 이외에 추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더 마셨다. 오늘의 점심 식사는 Y 선생이 부담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Y 선생이 점심값을 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식당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사계의 채 - 점심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