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만화) 지슬

지족재 2024. 6. 5. 21:13

(만화) 지슬(오멸 원작, 김금숙 그림, 서해 문집)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14년에 발행된 초판 1쇄이다. '지슬'은 제주도 방언으로 감자라고 한다. 이 만화는 제주 4.3 사건을 다루고 있다. 동명의 영화를 만화로 다시 그런 것이라고 한다. 그 영화를 본 적은 없다. 사실 그런 영화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기회가 되면 한번 보고 싶다. 제주 4.3 사건은 오래전에 제주도에서 일어났던 양민 학살 사건이다. 학살을 피해 한라산 동굴로 피신했던 제주도 사람들이 들고 갔던 식량이 바로 지슬이었다. 요즘이야 누구라도 제주도를 휴양지 내지 관광지로 알고 있지만, 제주도에는 오래전에 그런 비극이 있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4.3 사건에 대해 배우지 않았던 것 같다. 4.3 사건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도 없다. 내 기억이 잘못되었나?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1970년대만 해도 4.3 사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이가 좀 들어서 제주 4.3 사건에 대해 비로소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미 80년 전의 사건이 되었다. 거의 3세대가 지나가 버렸다. 요즘의 제주도 사람들은 4.3 사건을 그냥 먼 옛날이야기로 알지 모르겠다. 내가 한국 전쟁을 그렇게 생각하듯. 아무튼 그동안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었는지 모르겠다.  

 

제주도 사람들은 거의 모두 가족이나 친척 중 누군가는 제주 4.3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억울하게 학살되었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그 당시 제주도 인구도 많지 않았을 것인데 무려 3만 명 정도가 학살되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한다. 그놈의 좌익이 뭔지 우익이 뭔지. 그까짓 이념 때문에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어가야 했던 무고한 양민들이 그렇게 많았다. 요즘 같으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해방 정국을 거칠게 휩쓸고 있었다. 아무튼 만화의 독특한 그림체 때문인가? 세밀하기는커녕 대충 그린 것 같은데 참혹함과 우울함이 가득 느껴진다. 이런 그림체는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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