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王道의 狗 1~4(야스히코 요시카즈, 김동욱 역, 대원씨아이)
내가 가진 책은 2012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1판 1쇄이다. 한국어 제목을 '王道의 狗'라고 하고 작은 글씨로 '왕도의 개'라고 적고 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그림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도 썼다. 만화를 다 보고 나서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쓴 후기를 인상 깊게 보았다. 어떤 평론가가 그의 작품을 두고 평론한 내용이 그를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 그는 그 평론이 가당찮다고 생각했는지 꽤 길게 그 평론의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만화를 평론가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이 아니기는 하지만, 이 후기를 보면 그가 그 이상한 평론에 분노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만화는 1800년대 후반을 다룬 역사 만화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의 역사적 인물이 여러 명 등장한다. 특히 한국의 인물로 김옥균(金玉均)이 등장한다. 갑신정변(甲申政變)을 주도했지만 실패하고 일본에 망명했던 바로 그 김옥균이다. 그런데 이 만화에는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실존 인물, 단체,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라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다. 이런 주의 사항이 없으면 이 만화의 내용을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nonfiction)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만화를 위해 사실이 아닌 것을 덧 붙이기는 했지만 역사적인 사실도 상당히 자세히 덧 붙여져 있다.
주인공 카노와 카자마는 픽션을 만들기 위해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창조해 인물이다. 따라서 그들이 역사적 인물과 얽히는 사건도 대부분은 픽션으로 보인다. 역사적 인물의 성격도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나름대로 창조한 픽션으로 보인다. 다만 그 두 주인공과 관계없이 역사적 인물의 행적은 대체로 픽션으로 보인다. 예컨대 김옥균이 오가사와라와 홋카이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상하이에서 홍종우에게 살해되고 시신이 능지처참되는 일련의 역사적 사건은 논픽션이다. 이 만화에서 나타나는 일본과 중국의 여러 역사적 인물의 역사적 사건도 논픽션으로 보인다.
만화적 스토리를 다 빼고 오로지 김옥균과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에만 집중해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김옥균이라는 인물을 그리기 위해 꽤 많은 자료를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옥균에 대한 그의 시각 자체는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만화에서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김옥균을 대체로 '괜찮은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역사적 사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만화를 본 것뿐인데, 김옥균이라는 인물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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