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만화) 창공

지족재 2024. 5. 15. 08:39

(만화) 창공(다니구치 지로, 심선지 역, 이숲)

 

내가 가진 책은 2012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1판 1쇄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만화라고 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래서 이  만화책을 산 것은 아니고, 단지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이라서 샀었다. 일본어 제목은 '晴れゆく空'이고, 한국어 제목은 창공(空)이다. 일본어 제목의 뜻은 '맑게 개인 하늘'이고 한국어 제목은 '맑고 푸른 하늘'이다. 맑게 개었으니 푸른 하늘이 보일  것이고 그래서 '창공'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만화의 내용은 하늘과 사실상 아무런 상관도 없다. 스토리를 다니구치 지로가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왜 제목을 그렇게 붙였을까?

 

이 만화에서는 세상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토바이와 차가 충돌해서 오토바이 운전자는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는다. 차 운전자는 사망한다. 그런데 한참 후에 의식이 돌아온 오토바이 운전사의 육체에 차 운전사의 영혼이 들어와 있다. 실제 세상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영화에서나 가끔 영혼이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오토바이 운전자인 고등학생 타쿠야의 몸에 차 운전자 쿠보타 카즈히로의 영혼이 들어온 상태로 타쿠야는 의식을 회복한다. 몸만 타쿠야일 뿐 인격은 아내와 딸이 있는 쿠보타 카즈히로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타쿠야의 인격도 되살아나고 병존하게 된다. 타쿠야의 몸을 가진 쿠보타 카즈히로는 낯선 환경에 당혹해 하지만 아내와 딸을 찾아간다. 생전에 쿠보다 카즈히로가 기르던 개 마루는 타쿠야의 몸을 가진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딸도 점차 타쿠야를 아빠라고 생각하게 된다. 쿠보타 카즈히로는 아내와 딸에게 전해야 하는 사연이 있어서 이승을 떠나지 못한 채 타쿠야의 몸을 빌려야 했던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는 결국 타쿠야의 인격만 남고 쿠보다 카즈히로의 인격은 사라지게 된다. 만화의 시작과 끝에 "여러분은 내 이야기를 믿을 수 있을까요?"라는 문장이 있다. 당연히 믿을 수 없다. 그냥 만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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