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책) 원통함을 없게 하라

지족재 2024. 5. 6. 22:48

(책) 원통함을 없게 하라(김호, 프로네시스)

 

내가 가진 책은 2006년에 발행된 초판 1쇄이다. 이 책의 부제는 '조선의 법의학과 <무원록>의 세계'이다. 상당히 특이한 내용을 취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방송에서 법의학자가 출연해서 소견을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오늘날에는 법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과학적 증거에 근거하여 죽은 자의 사인을 추정한다. 또 그들은 죽은 자가 자살했는지 살해당한 것인지 언제쯤 사망했는지 등도 추정한다. 나는 대충 그런 연구를 하는 분야가 법의학이라는 것 정도만 겨우 알고 있다. 관심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고. 

 

아무튼 2006년 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역사학자인데, 조선의 법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는 했다. 조선 시대에도 오늘날의 법의학에 해당하는 것이 있었다. 중국의 법의학에 기초한 것이기는 하지만. 옛날의 중국 인구도 확실히 많았을 것이고, 그만큼 각종 사건과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죽음의 원인을 따져보는 일도 적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다가 아예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무원록>이라는 매뉴얼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만들어진 매뉴얼을 가져다가 보완해서 사용하고.   

 

저자가 말한 대로 조선의 법의학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과학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름대로 사망의 원인을 합리적으로 살펴보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 죽음이 원통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책의 내용만큼이나 책의 제목도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저자가 왜 제목을 '원통함을 없게 하라'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조선시대에도 이러한 법의학이 있어 죽은 자의 그 죽음이 원통한 죽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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