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 후(나쓰메 소세키 저, 노재명 역, 현암사)
내가 가진 책은 2022년에 발행된 초판 8쇄이다. 최근에 이 소설을 샀다. 굳이 왜 이 소설을 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에 이 소설의 주인공 다이스케가 자주 언급되어 궁금했다. 도대체 다이스케가 어떤 인물이기에 강상중이 그토록 자주 인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순전히 다이스케라는 인물이 궁금해서 이 소설을 사서 읽게 되었다. 제목이 '그 후'이다. 일어 제목을 보니 それから라고 되어 있다. 대충 '그 이후에', '그때부터', '그러고 나서'라는 의미로 보인다.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무엇의 이후라는 말일까?
평론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제목에 대해 뭔가 그럴듯한 이유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제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 15쪽에서 <그 후>를 선전하면서 '그 후'의 의미를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나마 와닿는 것은 <산시로>에서는 도쿄의 대학 생활을 그렸지만, 이 책에서는 대학 졸업 이후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후'라는 것이다. 다른 두 '그 후'의 의미는 이해하기 어렵다. 비록 나쓰메 소세키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더라도. 아무튼 본래 이 소설은 일본에서 1909년에 발표된 것이니 벌써 115년 전이다.
주인공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하는 일 없이 아버지의 재산으로 놀고먹는 사람이다. 이 책 저 책을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살면서 인생에 대한 고민은 별로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취업을 할 생각도 없고, 결혼을 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계속 미루기만 한다. 그의 마음속에 다른 여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친구인 히라오카의 아내인 미치요가 바로 그 여성이다. 미치요와 살기로 하고 히라오카와 담판을 짓는다. 히라오카는 그 내용을 다이스케의 아버지에게 전하고 아버지와 형의 분노를 접한 다이스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냥 소설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강상중처럼 다이스케라는 인물에 대해 어떤 분석을 하거나 할 생각도 이유도 없다. 소설에서나 그런 일이 가능하지 실제로는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도대체 친한 친구의 부인을 유혹해서 같이 살자고 할 수가 있는 것인가? 아무튼 소설의 끝 마무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미치요는 아프고 아버지와 형은 절연하자고 하고. 다이스케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져서 그냥 전차를 타고 어디든 계속해서 가기로 했다고. 그런데 이런 식으로 결말을 내동댕이쳐놔도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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