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어니스트 톰슨 시튼 저, 이한음 역, 지호)
내가 가진 책은 2002년에 나온 번역판 초판 1쇄이다. 이 번역본을 언제 샀는지 기억에 없지만, 아마 그즈음에 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그 당시에 잘 읽고 나서 잘 보관해 두었다가 이번에 다시 읽어 보았다. 요즘에는 <youtube>에서 여러 동물에 관한 다큐를 많이 볼 수 있지만, 시튼의 시대에는 촬영이 불가능했고 오직 끈기 있는 정밀한 관찰과 기록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번역본은 1901년에 발행된 영어 초판을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작가 시튼(E. T. Seton)은 곤충을 대상으로 했던 파브르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시튼만큼이나 유명한 동물 작가라고 하면? '개미'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도가 아닐까? 아무튼 시튼은 이 책의 내용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여러 동물이 겪은 상황을 한 동물의 상황으로 바꾼 것이 창작이라면 창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여기서 사실이란? 그가 직접 실제로 관찰한 내용일 것이다. 혹은 다른 사람이 관찰한 내용을 전해 들은 이야기도 포함할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그가 직접 관찰했건 아니면 다른 사람이 관찰했건 간에 중요한 것은 '관찰'했다는 것에 있다. 그가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그 동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묘사했던 것은 추론의 결과이겠지만.
그러나 그의 합리적 추론을 의심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가 당시에 동물 행동에 관한 과학적 논문을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니까. 이 책에서는 여러 종의 쫓기는 동물의 생애를 실감 나게 묘사하고 있다. 큰 뿔양 '크래그'와 곰 '조니'와 같이 큰 동물뿐만 아니라 강아지, 코요테와 같은 동물, 심지어 참새, 쇠오리, 갱거루쥐와 같이 작은 동물들의 이야기도 하고 있다. 그런데 시튼이 활동하던 그 시절에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 당시에 촬영 기술이 있었다면 오늘날 유튜브에서 해설이 있는 다큐로 볼 수 있을 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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