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련님(나쓰메 소세키 저, 오유리 역, 문예출판사)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두 인물이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이다. 특히 강상중은 일본의 유명 소설가인 나쓰메 소세키의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를 <고민하는 힘>에서 활용하고 있다. <고민하는 힘>을 읽다가 강상중이 왜 그토록 나쓰메 소세키 작품을 많이 인용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인 <도련님>을 다시 읽었다. 내가 가진 책을 보니 2010년에 발행된 2판 5쇄이다. 아마 그즈음에 사서 한 번쯤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도련님> 이외에 <깊은 밤 고토 소리 들리는구나>와 <런던탑>이 같이 실려 있다.
10 여전 전에는 강상주의 <고민하는 힘>과 상관없이 <도련님>을 읽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고민하는 힘>을 다시 읽으면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집에 있는 <도련님>을 찾아내었다. 10여 년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는 각 인물들의 성격을 잘 파악해 가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제목이 <도련님>이니 그 작품만 실어서 발행하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두 글을 같이 실은 이유를 모르겠다. 연관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별개의 글이다.
<도련님>에서는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그가 주인공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직 그의 집에서 오랫동안 하녀로 일해온 기요만이 그를 도련님이라고 부른다. 주인공이 어려서부터 그 집에서 일한 기요가 몇 살이나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 기요는 주인댁 막내아들인 그를 줄곧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쏟는 인물이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기요는 막내에 막무가내이고 부모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주인공 편을 들어왔고 주인공도 그런 기요에게 항상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소설에서 기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사실 기요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보다는 주인공이 잠깐 동안 시골 중학교의 수학 교사로 일하면서 겪는 몇 가지 그럴듯한 소동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학생들, 하숙집 주인, 교장, 교감, 수학 주임 등과 이렇게 저렇게 얽힌 평범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20대의 젊은 주인공의 혈기왕성함이 빚어내는 대수롭지 않은 무용담이다. 객기에 짧은 교사 생활을 때려치우고 도쿄로 복귀해서 기요를 다시 만나고, 기요가 도련님과 지내기가 행복하게 죽었다는 짤막한 결말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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