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162)
2024년 11월 22일 밤 9시 10분을 막 지났다. 오늘은 소설(小雪)이지만, 눈도 서리도 보이지 않았다. 강원도 산골짝에는 서리가 내렸는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가을이다. 비록 며칠 남지 않은 것 같기는 하지만. 4시쯤에 30분 정도 산책을 하였다.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 <산책>의 주인공을 흉내 내어 그냥 이곳저곳을 다녀보았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핸드폰이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이런 길은 생전 처음 가보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이런 길을 와 봤을 리가 없다. 아파트도 많이 있었지만, 이런저런 공장들이 보였다. 아마 옛날에는 공장 지대였을 것 같다.
공장들이 많던 동네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팔고 나갔고 그런 곳에 아파트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공장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사를 갔을까? 아니면 폐업을 했을까? 그런 소규모 공장이 많아야 좋은 것인지 아니면 없어지는 것이 정상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파트가 있으면 상가가 있고, 상가가 있으면 커피집이 있다. 브랜드 커피집인지 아닌지 잘 모르지만, 별별 이름의 커피집들이 있다. 제법 큰 커피집 앞을 지나가다 보니 이 시간에 사람들이 꽤 있다. 나처럼 은퇴한 사람인가? 그러기에는 너무 젊어 보이는데. 괜히 부러워지기도 한다.
커피집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보인다. 외근 중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프리랜서라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커피집에서 업무를 본 적이 전혀 없다 보니 그런 광경이 낯설기만 하다. 많이 보고 있으면서도. 뉴스에 보니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카페에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몇 시간씩 걸릴 수도 있기는 하겠다. 하지만 그런 것은 확실히 민폐로 보인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1표 던진다. 2시간 정도 지나서 새로 한잔 더 마시면 그래도 좀 낫지 않을까.
6시쯤에는 이발을 했다. 미용실 원장은 여전히 활발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야 그냥 듣기만 하지만. 다른 손님도 있었는데 손님 대접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성격을 보고 붙임성이 좋다고 하는 것인가.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서 그렇게 된 것인지 원래 그런 성격인지 잘 모르지만, 손님 입장에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조금 불편한 점은 있다. 도무지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맞장구를 놓기도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그 원장은 리액션이나 맞장구가 없어도 혼자서 이야기를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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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아무개의 대법원 선고가 다음 달 12일이라고 한다. 어떤 선고가 내릴까? 어쩐지 파기 환송될 것 같지는 않다. 그냥 기각이 아닐까? 법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아무 근거도 없지만 그냥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끌었던 조 아무개의 재판이 드디어 마무리될 모양이다. 무죄 취지의 파기 환송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냥 희망 사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알 수 없다. 대법관들이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 낼지. 대법원도 가끔은 특이한 판례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찌 되었든 조 아무개는 감옥에 가서라도 정치 활동을 계속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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