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22)

지족재 2023. 11. 27. 23:16

늙어 가다 (822)

 

2023년 11월 27일 밤 10시 50분이 다 되었다. 오전에는 비가 좀 왔다.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있는데 비가 좀 오는 것 같아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1시쯤에는 비가 그쳤다. 운전할 때 비가 오면 좀 부담스럽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운전하게 된 것이 1997년 8월 이후이다. 도로 연수만 몇 시간 하고 오리건주 코발리스에서 처음으로 운전을 했었다. 그 동네는 가을부터 겨울을 거쳐 이듬해 봄까지도 비가 자주 내린다. 눈이 내리는 일은 매우 드물었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빗속에서 운전을 많이 해야 했고, 그만큼 비 내리는 날의 운전도 익숙해졌었다. 

 

한국에서 운전하는 것은 대체로 힘들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가? 아무튼 내게는 그렇다. 일단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차들이 너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니 차선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내가 지내던 미국의 촌동네에는 차가 많지 않다 보니 차선 바꾸는 것쯤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평행 주차할 일도 거의 없었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도 거의 없었다. 무단 횡단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서야 해서 그다지 위급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도 많고, 자전거도 많고, 킥보드도 많다. 그래서 위험하다. 

 

좁은 길에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자전거도 많고 킥보드도 많으니 사고도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끼어드는 차들도 참 많다. 오늘도 여의신월지하차도를 이용하려고 3차선에서 가고 있었는데 2차선에서 끊임없이 끼어든다. 3차선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끼어든다고 하니 안 비켜줄 수도 없다. 무지 막지 하게 들이밀고 보는 차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니 무서워서 끼어드시라고 멈춰 서 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형 화물차들은 2차선으로 달리다가 4차선으로 나간다. 남부순환도로로 나가기 위해. 4차선에 차들이 워낙 많이 있다 보니. 대단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는 기본적으로 차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디를 가든 차가 많다. 골목마다 차 없는 곳이 없는 것 같다. 다들 여유가 되니까 차를 사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차 한 대 운영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월급이 300만 원도 안 되는 사람들이 절반이라고 하던데 월급 300만 원으로도 차를 운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카푸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승차감'이 아니라 '하차감'을 중요시해서 분에 넘치는 차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고 한다. 이해가 안 되지만 그들이 그렇게 산다는 것을 어떻게 말릴 수 있겠는가? 자기 마음대로 자기 인생을 살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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