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17)

지족재 2023. 11. 21. 17:31

늙어 가다 (817)

 

2023년 11월 21일 오후 4시 35분이 다 되었다. 새벽에 프린터가 작동하지 않아 시간을 꽤 허비했다. 꼭 필요한 것이어서 출력해야 했는데 출력이 되지 않았다. 프린터 고장인가 싶어 한글 문서를 출력해 보았는데 문제없이 출력되었다. 이유를 몰라서 결국은 해결하지 못한 채 자리에 누웠다가 늦게 잠들었다. 식사 중에 갑자기 프린터 드라이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린터를 바꾸고 나서 드라이버를 설치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드라이버 CD를 어디에 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렇게 출력이 잘 되는 것을. 오늘 새벽에 허비한 시간이 아깝다. 왜 그때 드라이버 때문이라는 생각을 못했을까? 이것도 틀림없이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징조일 것이다. 프린터를 사용한 경력이 30년이 훌쩍 넘는데 그런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니. 은퇴하고 나서 점점 머리가 퇴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두뇌 회전을 위해 열심히 책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있는데 그것 만으로는 역부족인가.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다고는 하지만 은퇴 전처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은퇴했는데 굳이 그전처럼 살아야 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만하면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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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내 가치관이 변한 것일까? 내 가치관은 그대로인데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이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범죄 경력이 있어도 국회의원이 되는 세상인 것을 보면. 가치관이 변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자신의 범죄 경력을 누명 쓴 것처럼,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저지른 것처럼 잘 포장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진짜 누명을 쓴 것이고 민주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저지를 것일까? 아무것도 아닌데 침소봉대된 것일까? 요즘에 출판 기념회가 유행하는데 결국 자신은 결백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아주 많다. 그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자신이 무죄인 것처럼 말한다. 정권의 탄압을 받는 것처럼 말한다. 정말 무죄인지 정말 탄압을 받고 있는 것인지. 범죄로 국회의원직에서 쫓겨난 그 사람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막말을 한다. 그런데도 그런 사람에게 박주 쳐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을 이상하게 보는 내 가치관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막말을 하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는 것인지.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꼭 그런 막말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이번 총선에는 불가능해졌지만, 그다음 총선에서는 꼭 다시 한번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보다. 

 

노력이 가상하다. 그리고 지지하는 대중이 있으니 다음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 당선될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야당 세상이 아닌가? 원내 1당의 무시무시한 의석 수로 국정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 그러니 야당이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불만이다. 그러니 총선에서 200석을 넘기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는 것 같다. 비록 비명계가 탈당을 하든 분당을 하든 다 야당 사람들 아니던가? 게다가 반윤도 야당 편을 들지 모른다. 보수는 원래 잘 뭉치지 않으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배신자도 나올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요즘 야당은 표정 관리 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총선에서 200석을 넘길 수도 있다는 생각만이 아니라 자신감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부정 탈까 봐 부자 몸조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야당이 총선에서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야당의 여러 의원이 수사받고 있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1심 결과도 나오지 않을 것 같고, 1심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나오려면 3~4년은 걸릴 것이다. 그러니 이번 총선에서는 그런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도 민심이 야당에 우호적인데 그게 무슨 대수이겠는가? 

 

대단한 야당에 대단한 야당 의원들이 많다. 다시 국회의원만 될 수 있다면 그들은 못할 것이 없다.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지만 대단한 노력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이 되고, 대단한 사람처럼 으스댄다고 해도 인정 안 할 수 있겠는가? 인정해 주어야지. 나름 엄청난 고생을 겪고 얻은 자리가 아닌가? 그러니 국회의원의 특혜성 권리를 충분히 누릴 만하다. 세상의 어떤 권력도 부럽지 않은 자리에 앉아 막말을 해도, 소리 지르고 윽박지르면서 갑질을 해도, 가짜 뉴스를 말해도 면책이니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된다. 부디 국회의원이 되어 그 권리를 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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