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739)

지족재 2023. 5. 30. 23:07

늙어 가다 (739)

 

2023년 5월 30일 밤 10시 30분이 다 되었다. 확실히 봄은 끝났다. 여름이 왔다. 덥기도 하고 좀 습해지는 것 같다. 오늘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 어느새 밤이 되었다. 그래도 아무 탈 없이 하루를 보냈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한 일이라고는 풀리지도 않는 문제를 푼다고 몇 시간을 보낸 것이다. 풀리는 문제도 많은데 하필이면 안 풀리는 문제를 붙잡고 몇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정신 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시간 낭비는 아닐 것 같다. 풀리면 좋고 안 풀리면 할 수 없고. 나는 영재도 아니면서 문제에 집착하고 있다. 언젠가는 풀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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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첫 직장이 생각난다. 1979년 3월이었다. 서울 변두리에 있던 직장이다. 그 당시에는 확실히 서울 변두리였지만 지금도 변두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40년 전이었으니. 그곳을 그만두고 다시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금도 그 자리에 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네가 많이 바뀌었으니 내비가 없으면 찾아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때 만난 그 사람들은 다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 첫 직장이라서 특별히 생각이 많이 난다. 군대에 다녀오고 복직한 후 불과 3개월 정도 지나서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1983년 9월이었다.  

 

첫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그래도 친한 사람들과는 더러 연락을 하며 지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다들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이제는 연락이 거의 끊겼다. 다시 만난다고 해도 얼굴을 알아볼 수나 있을까? 살다 보니 내 뜻과는 상관없이 내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던 것 같다. 애초에 직장을 옮기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살면서 직장을 옮기겠다는 결정을 세 번이나 했었다. 그때마다 직장을 옮기지 않겠다고 결정했으면 아마도 상당히 다른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인생이라는 것이 삶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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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70대 노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구급차를 탔지만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뺑뺑이를 돌다가 결국 사망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응급 환자를 받아줄 병상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의사가 없어서 그런 것인가? 우리나라에 의사가 적은 편인가? 그런데 의사 단체에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을 반대한다고 하는 것 같다. 듣기로는 의대생이 위험한 수술을 해야 하는 과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또 상대적으로 의료 사고 가능성이 낮은 과를 지원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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