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만화) 아버지

지족재 2024. 4. 26. 23:46

(만화) 아버지(다니구치 지로 지음, 신준용 역, 애니북스)

 

내가 가진 만화는 2006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1판 2쇄이다. 거의 20년 전이다. 아마 그때쯤 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이기에 샀을 것이다. 이 만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고 단지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에 빠져 있을 때였으니까.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은 대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물론 나를 실망시킨 작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아버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일본어판은 1995년에 발행되었다. 글을 쓴 스토리 작가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뿐만 아니라 글도 쓴 것으로 보인다. 

 

도쿄에서 생활하는 요이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오랜만에 고향인 돗토리로 간다. 만화에서는 아버지의 상을 치르는 현재와 요이치의 어린 시절인 과거가 교차된다. 요이치의 아버지는 이발사이지만 처가에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다. 요이치의 아버지는 처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처가에 보이기 위해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러나 요이치의 어머니는 일이 우선인 요이치의 아버지에게 실망했고, 딸 하루코의 담임선생 마츠모토에 반해 집을 나가게 된다. 그렇게 부모가 이혼하고 요이치의 아버지도 재혼한다.

 

요이치의 아버지는 요이치가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업을 잇기를 바랐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던 요이치는 심적으로 힘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고 싶었다. 그래서 돗토리에 있는 대학이 아니라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도쿄에서 취업하고 결혼하여 살게 된다. 그리고 고향에는 거의 출입을 하지 않고 살았지만 아버지의 사망으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집에 오게 된다. 문상 온 외삼촌(어머니의 오빠)이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면서 요이치는 과거의 아버지가 왜 그렇게 살았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이런 소재를 만화로 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쩐지 만화보다는 소설이 더 적절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런 만화에는 만화로서의 대중성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팔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요즘에는 만화라고 해도 청소년만 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이 든 사람들을 독자층으로 하는 만화도 많이 있고, <아버지>도 그런 부류에 들어가는 만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몇 번을 봐도 이 내용은 만화보다는 소설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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