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446)
2022년 7월 11일 새벽 0시 40분이 다 되었다. 요 며칠 식욕이 없다. 너무 후덥지근한 날씨 탓인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나름대로 시원하게 지내고 있다. 에어컨으로 습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니 날씨 때문에 식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몸이 아픈 것도 아니다. 제로 콜라를 많이 마셔서 그런가? 그럴 리가.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가? 그것도 아니겠지. 배고프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 끼니를 걸러 보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식욕이 없다. 먹방을 찾아서 봐야 할 모양이다. 그러면 식욕이 좀 돌아오려나.
하루 한 끼도 안 먹을 수는 없어서 식사를 했다. 생각해 보니 오래전 연구소에 다닐 때도 식욕이 없었던 적이 있다. 그렇다고 서른도 안 된 혈기방장(血氣方壯)한 나이에 굶고 다닐 수도 없었다. 그때는 아무것도 없이 고추장에 쓱싹쓱싹 밥을 비벼 뚝딱 밥 한 그릇을 비웠다. 그런 생각에 고추장에 밥을 비볐다. 쇠고기 볶음 고추장이라니 그때 그 고추장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결과는? 신통하지 않았다. 그때 그 기분은 나지 않았다. 나이 탓이려나? 이제 혈기방장한 나이도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그렇게 한 끼 식사를 하기는 했다.
김 원장에게서 낮술 한잔한다는 톡이 왔다. 혼술이라고 한다. 조금 있으니 양 사장에게서도 "나도!"라는 톡이 왔다. 대낮에 두 사람이 각각 혼술을 하고 있다니. 특별히 술이 마시고 싶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아마 두 사람 모두 식욕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적당히 혼술 한잔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닐까? 묻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잔만 하시오."라고 톡을 보냈는데, 한잔만 할 리는 없을 것이다. 김 원장이 "한 병의 80%"라는 답을 보냈다. 양 사장은 답이 없다. 소이부답(笑而不答)하고 있을 것이다.
길 원장에게 좀 어떤가 하는 안부 톡을 보냈더니 그냥 "감사"라는 답 톡이 왔다. 그제 입원했으니 아직 답할 만한 내용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길 선생은 아직 은퇴 전이다. 1학기 강의는 끝났겠지만 성적 처리 등의 업무는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다.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 것이다. 그 대학은 야간 강의도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게다가 여름에도 아마 계절 학기가 잡혀 있을 것이다. 은퇴하기 전까지 일에 치여 사는 것 같다. 마지막 1년 이 남았을 때 나는 예우를 받아서 두 학기 합쳐 9 시간만 강의했는데. 아무튼 길 선생이 빨리 낫기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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