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76)
집사람이 느닷없이 비타민제를 놓고 갔다. 약국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이름도 생소한 비타민제를 가져다 주면서 매일 한 알씩 먹어야 한다고 한다. 요새 힘들다고 내색을 한 적도 없는데. 그동안 특별히 좋다는 약을 챙겨 먹은 적이 없어서 좀 낯설다. 먹으라고 하니 먹기는 하겠지만, 매일 하루도 빠짐 없이 잘 먹을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눈에 보이면 먹고 안 보이면 안 먹고 그런 스타일이라. 피로회복, 체력 저하, 칼슘 보강, 눈의 피로, 구내염, 성장기 발육, 어깨결림, 신경, 관절통에 좋다고 써 있다. 내가 해당되는 것이 있긴 있다. 눈의 피로, 구내염, 어깨 결림. 제대로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약이나 먹는다고 될 일인지 모르겠다. 부작용을 보니, 신장 결석 병력이 있는 사람은 복용 전에 의사하고 상담하라는데... 신장 결석은 아니고 요로 결석이 있었는데.....통풍 환자도 복용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통풍 환자까지는 아니지만 통풍기가 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약, 먹어야 되나 먹지 말아야 되나.... 모르겠다. 일단 먹어보고... 이런 저런 말을 하면 집사람이 서운해 할 것 같아서... 일단은 먹어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중단해도 되겠지.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