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70)
4월은 잔인한 달이련가. 우환이 생겼다. 어머니가 입원하셨다. 척추 골절이라고 하던데. 이미 4개월 정도 지난 상태라고 한다. 그 동안 왜 아프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을까? 그 동안 몇 번이나 뵈었는데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그저 나이드니 아픈 거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요 며칠 사실에 좀 아프다고 하셔서 병원에 다녀 왔는데, 나이 탓에 수술도 어려운 상태이고 그저 안정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한다. 가까운 병원에 모셨지만 딱히 돌 볼 사람이 없다. 그래서 간병인을 쓰기로 했다. 90된 아버지가 돌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은퇴했지만 64이나 되는 형이 돌 볼 수도 없고. 아직 직장 생활하는 나나 동생들이 돌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며느리들이 할 수도 없고...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정말로 이런 날이 오고 말았다. 간병인을 두고 돌아가며 병원에 들려 보기로 하는 것 이상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병실에서 편안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는데도 참담한 기분을 어찌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