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다 (1579)
2025년 12월 25일 목요일 새벽 3시 5분을 막 지났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또는 선물이 생길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이미 충분히 오래 살아서 알 만한 것은 다 아니까. 내게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탄생한 날이라는 것 이외의 의미는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조차 좋은 일이 없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그 다른 사람들이 내가 아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좋고. 오늘은 그냥 집에서 조용히 지낼 것이다. 여느 때와 같게 이것저것을 보거나 읽거나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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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원화 가치가 폭등했다. 정부의 강력한 구두 개입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만으로 하룻만에 40원 가까이 비싸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장에 갑자기 달러가 뭉칫돈으로 들어왔나? 그런데 달러에 대한 가치만 폭등한 것이 아니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그리고 엔화에 대해서도 그렇다. 국민연금공단이 달러 자산을 팔았나? 뉴스에서는 그런 말도 있는 것 같던데. 정부가 요구해서 정말로 대기업이 가지고 있던 달러를 팔았는지도 모르겠다. 달러값이 내렸다고 달러를 사는 사람이 많아서 100달러짜리가 품절되었다고 하는 뉴스도 보았다. 발 빠른 사람들인지 머리가 빠른 사람들인지. 아무튼 대단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요즘의 원화 환율의 급락과 급등은 그다지 좋은 조짐은 아닌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원화 가치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정부의 강력한 개입으로 원화 환율이 급락하는 것을 당장은 막을 수 있겠지만, 그런 전략이 언제까지 통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내년에 미국에 200억 달러씩 내주어야 한다는데, 그것만으로도 국내 외환 시장에서 달러가 고갈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연금공단도, 대기업도 무한정 달러를 내다 팔 수는 없을 테니 아무래도 달러 공급이 부족해질 것 같기는 하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가 줄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그러다 보면 원화 가치는 내려가지 않겠는가.
나 같은 문외한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걱정이 되기는 한다. IMF의 돈을 받아서 급한 불을 꺼야 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그때 달러에 대한 원화가 거의 2000원 가까이 올라갔었다. 850원 정도 하던 것이 몇 개월 사이에 2000원이 되었고, 당시 미국에 있던 나는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었다. 비자 카드를 이용해서 3000 달러를 빌려서 생활했는데, 월급은 그대로이어서 나중에는 1500달러 정도를 빌릴 수 있었다. 빚을 내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당장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할 수도 없었고. 그런 일이 다시는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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