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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를 보고 오다

지족재 2015. 10. 26. 19:46

딸내미를 보고 오다(2015. 10. 26)

 

집사람을 딸에게 데려다 주기 위해 8일동안 오리건을 다녀왔다. 딸내미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딸내미를 보고 온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애초 유학을 그다지 반긴 것도 아니었거니와, 막상 가서 보고 오니 더욱 그렇다.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새 현실을 어느 정도는 깨달은 듯하다. 하지만 아직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같다. 처음의 그 낙관적인, 낙천적인 마음이 조금 바뀐 것을 보여줄 뿐.  유학 생활을 잘 마치는 것도 문제려니와 유학이 끝난다고 해도 문제일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자격이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이전에도 그랬지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27살이니 이제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나이의 나도 그랬던 것처럼. 개입할 때가 지났다. 하지만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유학을 잘 마칠 수 있는지, 유학이 끝나고 제 밥벌이는 할 수 있을지. 공부한다고 사람도 만나지 않는데, 결혼은 해야 하지 않을까. 세상 천지에 혼자 남아 어찌 살려고 하는 것인지. 나 혼자만의 걱정이다. 집사람은 그저 대견하다고 그러고 있고, 게다가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