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920)
2024년 3월 15일 아침 7시가 다 되었다. 어제도 별일 없이 하루를 잘 보냈다. 은퇴 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욕심내는 것이나 더 바라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저런 것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욕심낸다고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란다고 얻어질 것도 아니다. 헛된 기대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현실에 잘 순응하면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때로는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공상이나 망상에 사로 잡혔다 돌아올 때도 있다. 이런 마음과 저런 마음 사이를 오가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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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이상하고 흥미로운 정치판이 이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망언 때문에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공천이 취소되고 있다. 옛날에 호기롭게 했던 말들이 족쇄가 되어 빠져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자업자득이라고 하더니. 뭐든지 기록이 남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저런 녹음이나 영상이 돌아다니니 부정할 수도 없다. 그런 것들이 드러나고 나서야 비로소 사과한다고 하지만, 차는 떠나 버리고 만다. 망연자실해서 쳐다볼 수 있을 뿐이다. 떠나버린 차는 돌아오지 않는다. 연일 이런저런 망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오늘은 또 어떤 망언이 등장할까?
요즘의 선거 여론 조사라는 것에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연일 여기저기서 여당과 야당, 그리고 각 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발표하고 있다. 그 지지율을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다. 한때 여당이 크게 이길 것 같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예측은 사라지고 근소하지만 야당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과반수는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여당의 약세가 여당의 비대위위원장 효과가 끝났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호주로 도망치듯이 가버린 전직 장관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연일 조국혁신당의 약진을 보도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그 당의 비례 의원이 10명 이상 나올지도 모르겠다.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하다. 그들은 왜 그 당을 그토록 열렬히 지지하는 것일까? 그냥 그 당의 대표가 멸문지화를 당한 것이 안타까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안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표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을까? 글쎄 그런 것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범야권을 모아 200석을 넘기면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라고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정치 고관여층'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민주당이 이긴다고 한들 아니면 국민의힘이 이긴다고 한들 당장 내게 무슨 변화가 생길 것도 아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내가 사는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나대로 그냥 이렇게 살면 될 일이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될 일이다. 그래서 요새 굿은 열심히 보고 있다. 비록 굿판이 내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굳이 보라고 강요하고 있으니 그냥 참고 보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데 굿판이 이상해서 먹을 떡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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