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728)
2023년 5월 19일 낮 3시 25분이 다 되었다. 날이 좀 흐렸다. 하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적당히 비가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몸이 좀 회복된 것 같아서 책 정리를 하고 있다. 모질게 마음을 먹고 앞으로 더 이상 안 볼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책을 골라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골라내는 것이 쉽지 않다. 자꾸만 망설이게 된다. 그래도 다시 한번 보게 되지 않을까? 어쩐지 이대로 버리거나 남에게 주게 되면 꼭 다시 찾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너무 낡아서 도저히 남에게 줄 수 없는 책들은 과감히 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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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못 사는 나라들이 참 많다. 아프리카에도 그런 나라들이 많이 있지만, 남아메리카에도 그런 나라들이 많이 있다. 아프리카의 빈국 출신들은 유럽의 선진국을 향해 가고, 남아메리카의 빈국 출신들은 미국을 향해 간다. 유럽도 미국도 그들의 불법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무작정 유럽과 미국을 향해 간다. 유럽이나 미국에 입국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고생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자국에 남아 있는 것보다는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무릅쓰고 유럽이나 미국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미라고 하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마약 카르텔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그런 나라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뉴스에서 볼 수 있는 남미 소식의 대부분은 코카인과 관련한 것이다. 뉴스에서 아르헨티나가 거지 나라가 되었다고 자조하는 사람을 보았다. 인플레가 심해 자국 돈의 가치가 날로 떨어진다고 한다. 자국 화폐로 월급을 받자마자 미국 달러로 바꾼다고 한다. 자국의 돈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이렇게 빈국이 될 나라가 아니었다. 잘 살 수 있었던 나라이었지만, 결국은 가난한 나라로 주저 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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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처럼 주저 않지는 않겠지만,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걱정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몇십 년 힘들게 고생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나라에 망조(亡兆)가 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고, 이런저런 것이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요새는 진영 논리가 판치는 세상이라 무엇이 문제라고 말을 꺼내기가 무섭다. TV에 나와서 부끄러움도 모른 채 진영 논리를 펼치는 인간들을 보면, 정나미가 뚝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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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버르장머리 없는 국회의원들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난다. 국민을 대표한다고 하면서 거들먹거리는 꼴을 보자니 화가 난다. 어느 국민이 그들에게 거들먹거려도 좋다고 했을까? 그런 국회의원을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 정치가 일류가 될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뉴스를 보니 어느 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임기를 포기하면서 국회를 해산했다고 한다. 나쁘지 않은 제도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이 임기를 포기하면서 국회를 해산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했는데도 여전히 그 사람들이 다시 국회의원이 된다면? 그것은 국운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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