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713)

늙어 가다 (713)

 

2023년 5월 2일 새벽 2시 50분이 다 되었다. 시골 어느 병원에 연봉 3억 6천만 원에 오기로 한 의사가 부임을 포기했다고 한다. 연봉으로 얼마를 주어야 시골 병원에 오는 의사가 있을까? 연봉으로 얼마를 주던 시골에는 안 가겠다는 것인가? 아무튼 놀랍다. 왜 의대에 가려는 학생이 그렇게  많은지 이해가 된다. 정년이 없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아닌가? 그러니 의대에 가려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일단 면허를 받으면 취소되는 일도 없다고 들었다. 그 이상 좋을 수가 없다. 그러니 재수를 하든 삼수를 하든 의대에  가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의대만이 아니다. 치대, 약대, 한의대, 수의대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의사, 치과의사, 약사, 한의사, 수의사 모두 70살, 80살이 되도록 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정년이 없는 직업이 또 있다.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등도 정년이 없다. 로스쿨이 등장한 이후로 변호사가 많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변호사라고 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아니어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변호사 업무 법위를 넓히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변호사가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 그리고 심지어 공인중개사가 하는 일도 하려고 한다고 들었다. 

 

변호사 수가 많으니 정치권에 압력을 넣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가만히 있다가는 밥줄이 끊길 상황인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는가? 변호사를 너무 많이 배출해서 생긴 일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변시에 다섯 번 떨어져서 변호사가 되지 못하는 로스쿨 졸업생을 경사로 특채한다는 말도 나왔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특혜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사는 7급 공무원 정도라고 하던데, 변호사가 되어도 7급 공무원 연봉만큼 못 버는 사람도 꽤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이 보면 이런 특채는 특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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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에 다섯 번 떨어져서 변호사가 못 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사 임용 시험에 다섯 번 떨어져서 교사가 못 된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의사 고시나 약사 고사에 다섯 번 떨어져서 의사나 약사가 못 된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외시나 행시에도 다섯 번 떨어져서 외교관이나 사무관이 못 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7급이나 9급 공무원 시험에 다섯 번 떨어져서 7급이나 9급 공무원이 못된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이 있을 것이다. 다소 비약이기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관련 분야의 공무원으로 특채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수긍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