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496)

지족재 2022. 8. 30. 01:48

늙어 가다 (496)

 

2022년 8월 30일 새벽 0시 50분이 지났다. 어제저녁에 집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걷기 좋을 만큼 선선해졌다. 오늘과 내일은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아직은 내리지 않는 것 같다. 모레부터는 다시 더워지려나. 안 그랬으면 좋겠다. 코로나 상황이 크게 호전된 것은 아니지만, 날이 선선해져서 아침 이른 시간이나 저녁 늦게 산책이라도 할 생각이다. 양 사장처럼 라이딩까지는 못한다고 해도 산책 정도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다. 라이딩을 못할 것은 없지만 자전거도 없고, 주변에 자전거가 다닐 만한 길도 없다.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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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직 공무원의 급여가 적어도 너무 적어서 불만이 많다는 뉴스를 보았다. 공개된 자료를 보니 적기는 적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9급 공무원이 될 수 있었다. 그 당시에 9급 공무원은 고졸이 갈 수 있는 자리였다. 그 당시 고졸이면 20살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니 그때는 그 나이에 그 정도 받으면 적게 받는다고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9급 응시자의 경우 대졸이 거의 대부분이다. 고졸은 찾기 어려울 정도일 것이다. 게다가 경쟁률도 높아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합격하기도 어렵다. 

 

9급 공무원 임용자의 평균 나이를 알지 못하지만 25세라고 보면, 25세에 그 정도 월급은 확실히 적은 것 같다. 물론 그런 것을 이미 알고 공무원을 지망한 것이니 감수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하는 사람의 월급과 비교하면 어쩌면 절반도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고 공무원 연금이 있어 노후가 보장된다는 것이 공무원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연금 개혁을 한다고 한다. 공무원 연금도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금 개혁도 하면서 공무원의 임금 체계도 개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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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총기 사고가 또 일어났다. 미국에서 총기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나 다름이 없다. 도시와 시골 어디에서도 총기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큰 도시의 우범 지대에서만 총기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던 오리건 주에서도 총기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오래전에 Roseberg라는 작은 도시에서 총기 사고가 있었다. 학생이 일으킨 총기 사고였는데, 꽤 큰 사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Creater lake를 가기 위해 자주 지나가던 도시였다. 주유소와 샌드위치 가게인 subway에 들리면서도 혹시 이상한 녀석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    

 

어제는 오리건 주의 Bend라는 도시에서 총기사고가 있었다. Bend는 내륙에 만들어진 신 도시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분당쯤 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Bend는 살기 좋은 동네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런 동네에서도 총기 사고가 일어났다. 총기 사고가 하도 자주 일어나니 미국에 안전한 곳이라고는 없는 것 같다. 관광지 같은 곳을 다니다 보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관광지 근처의 모텔을 찾다 보면 어쩐지 이상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 긴장하게 되기는 한다. 미국은 어쩌다 그런 나라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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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가을에 W 선생님이 건네주신 책은 <The growth of logical thinking from childhood to adolescence : an essay on the construction of formal operational structures>이었다. Piaget와 그의 제자인 Inhelder의 공저로 350쪽이 넘는 영어 책이다. 원래는 두 사람이 프랑스어로 쓴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모르니 영어 번역판을 볼 수밖에 없다. 한국어 번역본은 없었다. 글씨도 작아서 보기도 불편했다. 책을 받아가지고 오기는 했지만 난감했다. Piaget 이름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그에 관해 공부한 적이 없다. 하루 한 페이지가 아니라 한 문단 읽기도 힘들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으려고 W 선생님에게 간 것이 아니었다. 후회가 막심했다. 그렇다고 지도 교수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책을 부여 앉은 채 시간만 흘러갔다. 아무 소득 없이 1983년이 지나갔다. 애초에 반년 정도면 논문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여기저기 놀러도 다녀야 하니 시간이 더 없었다. 그래도 틈틈이 그 책을 읽기는 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하지만 1984년의 상반기도 그냥 가 버렸다. 그렇다고 다시 W 선생님을 찾아가지도 않았다. 그렇게 1년이 지나도록 연락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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