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461)

지족재 2022. 7. 26. 05:43

늙어 가다 (461)

 

2022년 7월 26일 아침 4시 20분이 다 되었다. 어제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이 있었다. 대정부 질문을 하는 것인지 코미디를 하는 것인지. 어쩐지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그렇게 되었다. 대정부 질문을 하다가 장관을 말없이 쏘아보는 장면은 난생처음 보았다. 겁먹으라고 하는 것인지. 대단한 공격을 퍼부을 것처럼 요란을 떨더니 한 방은커녕 반 방도 없었다. 결국에는 자신이 밀렸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국민에게 편들어 달라고 하는 모습도 처음 보았다. 말발이 안 먹힌다고 버럭대는 사람도 있었다. 이제 그런 모습 좀 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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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장도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백신 부작용으로 생각했었는데, 병원에 가서 검사하니 코로나 양성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5일 치 약과 함께 푹 쉬라는 진단을 받고 왔다고 한다. 4차 접종 전에 이미 감염된 것일까? 아니면 4차 접종하러 갔다가 감염된 것일까? 아무쪼록 김 원장이나 양 사장 모두 가볍게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미 규제는 모두 풀렸고 코로나 상황은 다시 나빠지고 있다. 그러니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어제는 휴일 효과로 4만 명에 못 미치는 확진자가 나왔지만, 오늘은 그보다는 많은 감염자가 나올 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는 코로나를 피하지 못하고 감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차 접종까지 했지만 이미 그 효과는 다 사라졌을 것이다. 3차 접종을 할 때까지도 확진자가 1만 명이 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확진자가 수 만 명이 되다 보니 어쩐지 4차 접종하러 갔다가 감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잘 피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코로나에 감염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한 일이 많다. 어차피 코로나에 감염될 것이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친구들도 만날 것을. 이제라도 그냥 막 돌아다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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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 양 사장, 길 선생은 모두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났다. 같은 반 소속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고등학교 입시가 있었고,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왔었다. 나와 길 선생은 서울, 김 원장은 경남, 양 사장은 경기도 출신이다. 등교 첫날에 반 배정을 받고 자리에 앉았는데 짝이 김 원장이었다. 바로 뒤에 양 사장이 앉았고 그 짝이 길 선생이었다. 모두 등교 첫날 처음 봤는데 이내 친해졌다. 1972년에 시작된 인연이 50년이나 계속되고 있다. 그 시절에는 야간 자율 학습이 없었다. 그래서 수업 후에는 주로 김 원장의 하숙집에서 모여 놀았다.   

 

3년 동안 김 원장이 한 집에서만 하숙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몇 집을 옮겨 다녔다. 우리는 옮기는 집마다 쫓아다녔다. 어떤 하숙집에서는 친구들이 왔다고 환대해 주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하숙집도 있었다. 친구들이 오는 것을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하숙집도 있었다. 그래서 김 원장이 쫓겨난 경우도 있고 스스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사실 넷이 모여도 경우 없이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친구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것을 넘어, 친구들을 데려오지 말라는 하숙집도 있었다. 그래서 김 원장이 다른 곳으로 옮기곤 하였다. 

 

그때는 학교 근처에 하숙을 치는 집들이 많이 있었다. 양 사장은 여러 명의 형제가 집을 얻어 자취를 하고 있었다. 양 사장의 둘째 누님이 서울에 취업하면서 동생들 시중을 들었다. 사실 그 집에도 가끔 놀러 가기는 했다. 아무튼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김 원장의 하숙집에서 거의 매일 모였던 것 같다. 마음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냥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놀았다. 방학 때 놀러 갈 계획도 세우기도 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볼 무렵에는 함께 공부도 좀 했다. 세월이 흘렀어도 넷이 모이면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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