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용 주화 (4) - 180도 회전 에러
수집가들이 찾는 주화로 '에러(error) 주화'가 있다. 주화가 만들어질 때 이런저런 이유로 불량품이 된 주화를 말한다. 불량품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표면에 홈이 있는 주화가 있는데, 이것은 소전(素錢) 자체에 홈이 있는 경우에 생긴다. 주화에 일부로 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에러 주화가 아니라 훼손된 주화이다. 주화에 홈이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있지만, 에러 주화인지 훼손 주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주화를 검수하면서 철저히 불량품을 걸러내기 때문에 유통 주화 중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불량 주화는 찾기 어렵다고 한다.
검수 과정에서 잘 걸러지지 않는 에러 주화로 회전 에러 주화가 있다. 주화를 수가 보이도록 똑바로 놓고, 그것을 다시 상하로 뒤집었을 때 그림이 똑바로 있으면 정상 주화이다. 100주의 경우, 100이 똑바로 있는 것을 상하로 뒤집었을 때 이순신 장군이 똑바로 있으면 정상 주화이다. 그렇지 않고 이순신 장군의 비스듬하게 있다면 회전이 있는 것이다. 회전은 10도~180도까지 다양하다. 90도나 180도는 되어야 에러 주화 대접을 받는다. 이순신 장군이 똑바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거꾸로 있다면 180도 회전 에러 주화이다.
180도 회전 에러가 발견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것은 2010년 500주와 1998년 50주이다. 1억개가 발행된 2010년 500주 중에서 180도 회전 에러 500주가 몇 개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더러 발견되고 있다. 2800만 8천 개가 발행된 1998년 50주 중에서도 180도 회전 에러 50주가 꽤 발견되고 있다. 1998년 50주 180도 회전 에러가 더 흔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연도의 500주나 50주에서 180도 회전 에러는 아직 발견되고 있지 않다. 500주와 50주 180도 회전 에러는 시장에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고 꽤 대접을 받는 편이다. 미품 정도 이상이면 대략 10~12만 원 정도 한다.
10주의 경우에는 1987년에 발행된 것 중에 180도 회전 에러를 찾을 수 있다. 1987년 이외의 연도에서는 회전 에러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직 발견이 안 되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100주의 경우에는 1986, 1988, 1989, 2006년 등에 발행된 것 중에 180도 회전 에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10주와 100주 회전 에러의 실물을 본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사진만 봤을 뿐이다. 100주 및 10주 180도 회전 에러는 500주나 50주 180도 회전 에러보다도 훨씬 더 휘귀해 보인다.
아마추어 수집가가 주화를 뒤집어 180도 회전 에러를 찾을 확율은 아주 낮다. 적어도 수천 개의 주화를 하나하나 뒤집어서 확인해야 하는데, 아마추어 수집가가 2010년 500주나 1998년 50주를 수천 개씩 가지고 있을 리 없다. 시중 은행에서 15만 원이면 50주 3000개를 교환할 수 있지만, 그중에 1998년 50주는 100개도 안 될 것이다. 또 그중에 회전 에러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우연히 180도 회전 에러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니 180도 회전 주화를 꼭 소장하고 싶다면, 그것이 감당할 만한 가격에 시장에 나오면 그냥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