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가다 (1736)

지족재 2026. 5. 31. 01:30

늙어가다 (1736)

 

2026년 5월 31일 일요일 새벽 0시 5분이 다 되었다. 오늘로 2026년의 5월도 끝나게 된다. 그저 세월 참 빠르다는 말만 하게 된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 어제는 아침 5시 40분쯤 집을 나섰다. 그 시간이면 이미 밝다. 사전투표소가 멀지 않아 걸어가기로 했다. 이른 아침이라 선선할 줄 알았는데 덥고 좀 걸으니 땀도 났다. 5시 55분에 투표소에 도착하면서 이렇게 이른 시간에 투표하러 온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이미 2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6시 정각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잠깐 줄을 서 있는 시간에도 계속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6시 정각이 되어 투표가 시작되었다. 7장을 받아 기표소에 들어갔다.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도장을 찍었다. 내가 찍은 사람들이 당선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들이 낙선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후보에게 표를 준 사람이 더 많아서 그렇게 된 것이니. 관심이 가는 후보들의 토론을 몇 번 봤다. 토론을 보다 보니 저런 사람은 절대로 당선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후보도 있었다. 하지만 여론 조사 결과로 보면 그 사람이 당선될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인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당을 보고 선택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선거전은 원래 진흙탕 싸움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상대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온갖 잡기술을 다 동원하는 것 같다. 그런 잡기술이 불법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때때로 서로 고소한다고 하는 말들도 나오고. 어떤 선거전을 막론하고 깨끗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선거 제도가 등장한 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선거전은 옛날과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오늘로 사전 투표는 끝났고 6월 3일 본 투표가 기다리고 있다. 꼴 보기 싫은 몇몇 작자들이 있지만, 그들이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정치자금을 받았거나, 음주 운전을 했거나, 아니면 그 이외의 범죄로 처벌받았던 사람들도, 어이없는 행동으로 구설수가 있었거나 가짜 뉴스를 만들었던 사람들도 모두 당선될 것이다. 사면 받고 복권된 사람들이 정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도 완전히 합법적인데, 구설수나 가짜 뉴스 정도는 그들의 입신양명(立身揚名)에 어떤 장애도 되지 않는다. 그런 것쯤은 흔쾌히 눈감아 주며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정상이 아니겠는가? 내게는 꼴 보기 싫은 작자들이지만, 이 세상에는 그런 그들을 좋아하며 찍어주는 사람들이 참 많다. 

 

따지고 보면 누가 당선된들 달라질 것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꼴 보기 싫은 작자들이 당선된다고 해서 나라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망할 리도 없고, 당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진짜로 당선된다고 해서 나라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달라질 것도 아니고. 꼴 보기 싫은 작자들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나 모두 나라를 위해서 일하겠다고 하지 않던가? 설마 나라를 망치겠다고 선거에 뛰어든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그러니 어느 쪽이 당선되든 나라는 더 좋아지지 않겠는가? 어느 쪽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좀 있기는 하겠지만. 그런데 어떻게 되어야 나라가 더 좋아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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