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다 (1694)
2026년 4월 19일 일요일 새벽 1시를 막 지났다. 오늘은 4.19 혁명이 있던 날이다. 부정선거에 대항했던. 어제도 그럭저럭 지나갔다. 더웠다. 그제 김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는데, 두 달 전에 잡힌 김 고문과의 점심 선약이 있어서 김 원장은 다음 주에 보기로 했다. 김 고문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무래도 마곡에 가기 힘들 것 같았다. 12시 30분쯤에 김 고문을 보러 나갔다. 문래역에서 1시에 보기로 했다. 며칠 사이에 아파트 정원에 모든 꽃들이 한꺼번에 다 피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러는 사이에 김 고문으로부터 톡이 왔다. 도착했다고.
서둘러 갔다. 커피숍에 앉아있으니 천천히 오라는 톡이 왔다. 그래도 마음이 급해져서 빨리 걸었다. 나는 걸어가면 되지만 김 고문은 한 시간을 지하철로 와야 한다. 점심 식사라 가볍게 먹기로 했다. 몇 번 갔었던 그 집에 갔다. 김 고문은 돈고츠 라면을, 나는 냉소바를 주문했다. 나는 돈코츠 라면을 좋아하지 않아서. 돼지고기도 싫고. 식사를 하고 커피집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사서 근처 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문래공원에 가면 좋은데, 리모델링한다고 공사 중이어서 다른 공원으로 갔다. 공원인 줄 알고 갔는데, 주말 농장 같은 곳이었고 그늘도 없었다.
길가의 벤치에 앉으려고 했는데 동네 비둘기들이 너무 많았다. 의자도 깨끗하지 않았고, 더구나 사람들이 흡연하는 곳인지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꽁초를 왜 길바닥에 버리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가면 쓰레기통이 있을 텐데. 아무튼 거기 앉을 생각이 달아나버렸다. 김 고문이 종이 깔고 앉으면 된다고 했지만, 나는 담배 냄새를 참지 못하기 때문에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집 근처로 왔다. 거기에 앉을 만한 정자(亭子)가 있다. 비록 길가에 있는 정자이기는 하지만, 오가는 사람들도 적고 다니는 차도 적어서 충분히 앉아서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보다 그 정자에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있었다. cat mom으로 보였다. 근처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있었다. 나도 그 고양이를 여러 번 봤다. 아마도 그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으로 보였다. 길고양이에게 물도 주고 먹이도 주는 것 같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나 물을 주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것 아닌지 잘 모르겠다. 동네 비둘기들도 많은데, 비둘기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현수막은 있다. 그것을 보면 길고양이에게도 먹이를 주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무튼 그 고양이에게 누군가 집도 만들어 주었다. 아마도 그 cat mom이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 고문과는 5시가 되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의 근황부터 최근까지. 김 고문은 4월 초에 동부인(同夫人)해서 7박 9일 일정으로 티르키에를 다녀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스탄불, 파묵칼레, 안탈리아 등을 돌아봤다고 한다. 여행 사진을 봤다. 그렇게 다닐 수 있을 때 열심히 다니라고 했다. 나도 집사람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싶지만, 형편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 항공료도 비싸다고 하고. 김 고문은 나름대로 시간 활용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몇 사람이 정자에 앉았다가 갔다. 그늘이라 잠시 쉬어가는 것 같다.
김 고문과 다음 일정을 상의하고 귀가했다. 양 사장이 영주로 잘 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톡을 보냈는데, 어젯밤 10시가 되도록 답톡이 없다. 그래서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그때 막 지나온 일정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젯밤 11시 30분이 넘어서 답톡이 왔다. 코스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식사도 힘들었다고 한다. 식당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 같다. 예청군청 앞에서 일박한다고 한다. 내일은 봉화까지 간다고 했다. 코스가 힘들다고 하는 것을 보니, 자전거로 가기에 좋은 길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현실에 맞도록, 무리하지 말고 다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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