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다 (1535)
2025년 11월 11일 화요일 새벽 2시 20분이 다 되었다. 어제 하루도 그럭저럭 잘 지나갔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되었다. 며칠 전에는 초겨울처럼 추웠지만, 이제 가을 기온으로 되돌아왔다. 거리의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이 제법 발에 밟힌다. 은행잎들도 노랗게 변해가고 있다.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1988년 11월 말이 생각난다. 처음으로 미국에 갔었다. 시애틀의 가을은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시애틀도 많이 변해서 결코 안전한 도시가 아니라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1988년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마음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시애틀의 가을 단풍이 인상적이었다. 나무들이 크니 잎도 컸다. 손바닥 보다 큰 잎들이 수북이 떨어졌다. 그런 잎들을 밟으면서 워싱턴 대학을 오갔다. 불과 4주 정도 짧은 연수기간이었지만, 생각이 많이 난다. 하지만 그 뒤로 시애틀의 가을을 다시 볼 기회는 오지 않았다. 시애틀을 방문한 적도 있고, 지나쳐 간 적도 있지만 다 여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단풍을 볼 수 없었다. 수종이 다르다 보니. 동네 산책을 다니다 보면 벚나무와 은행나무 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다. 가끔 바람이 불면 낙엽이 이리저리 날리기도 한다. 그것도 가을의 정취(情趣)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대장동 1심 재판의 항소 포기에 따른 여파(餘波)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항소를 포기한 검찰총장 대행에 대해 내부에서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검찰총장 대행은 아무래도 사퇴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대행은 대통령실과 법무부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항소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국이 이러니 극심한 반발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반발이 있을 줄 알았다고 해도 그가 다른 선택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검찰 내부에서 사퇴를 종용받고 있는 그 대행은 검찰에서 더 출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퇴를 해도 결코 좋은 말은 듣지 못할 것 같다. 두고두고 검찰의 격을 스스로 낮춘 인물로 평가될 것이다. 사퇴를 하지 않으면 아주 나쁜 말을 들을 것이고. 사퇴를 하든 안 하든 그에 대한 평가는 나쁠 것이다. 혹시 사퇴를 해도 정부에서 다시 중용할까? 확실히 검찰총장은 될 수 없을 것이다. 내부 반발이 워낙 크니까. 하지만 차기 법무장관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가 온갖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그러한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일단은 사퇴를 해야 하지 않을까?
법무장관이 하는 말을 뉴스에서 보았다. '신중하게 하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검찰총장 대행을 지휘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런 말을 아예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법무장관의 그 말이 아무것도 아니고, 그냥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실드를 치는 여권 스피커들이 있다. 아마도 직장 생활을 조금도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관이 보고를 받고 나서 '신중하게 하라'는 말을 했다면, 그것을 상관이 그냥 덕담(德談)으로 한 말이라고 생각하는 부하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마도 고과(考課)가 신통치 않은 부하일 것이다. 보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이런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늙어가다 (1537) (0) | 2025.11.13 |
|---|---|
| 늙어가다 (1536) (0) | 2025.11.12 |
| 늙어가다 (1534) (0) | 2025.11.10 |
| 늙어가다 (1533) (0) | 2025.11.09 |
| 늙어가다 (1532) (0) | 2025.11.08 |